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확산) 충격에 비제조업 기업심리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제조업을 비롯한 전체 기업심리와, 제조업과 소비자심리를 합성한 경제심리 모두 두달째 수직추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9포인트 떨어진 56으로 2009년 3월(56) 이후 가장 낮았다. 비제조업 업황실적 BSI은 11포인트 급락한 53을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낙폭 역시 역대 최대낙폭을 기록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당시인 2015년 6월(-11포인트 하락)과 같았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한다. 반면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장기평균치 80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비제조업 부문에서는 정보통신업이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주 감소에 21포인트 추락했다. 건설 설계 및 감리와 광고대행 수주가 줄어든 전문·과학·기술도 20포인트 떨어졌다. 도소매업 역시 소비 등 내수부진에 14포인트 내렸다. 제조업 부문에서는 반도체 설비 및 운송장비 설비 수주가 감소한 기타기계·장비(-16포인트)의 낙폭이 컸다. 완성차업체 부품 수급 차질과 자동차 부품 판매 부진이 겹친 자동차(-15포인트)와 건설 등 전방산업이 부진한 1차금속(-11포인트)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향후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4월 업황전망BSI를 보면 제조업은 15포인트 떨어진 54를, 비제조업은 16포인트 급락한 52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산업도 16포인트 추락한 53를 보였다. 비제조업은 역대최저치며, 제조업과 전산업도 각각 2009년 3월(50)과 2009년 2월(53) 이후 가장 낮았다.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업(-20포인트)과 정보통신업(-24포인트), 전문·과학·기술(-25포인트), 기타기계·장비(-27포인트)는 실적과 같은 이유로 하락폭이 컸고, 전자·영상·통신장비(-10포인트)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전자부품 판매 부진에, 전기장비(-32포인트)는 건설 및 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에 각각 급락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3월 경제심리지수(ESI)는 23.5포인트 폭락한 63.7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하락폭으로 2009년 1월(62.7)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직전 최대 하락폭은 2008년 10월 17.1포인트 하락이었다.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순환변동치도 4.2포인트 떨어진 77.4를 보였다. 이는 2009년 3월(77.1) 이후 최저치며, 2008년 11월 4.3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강창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으로 많이 떨어졌다. 전달보다도 더 좋지 않다”며 “다음번 조사에서 어떨지는 가봐야겠지만 다들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3160개 업체였다. 조사기간은 이달 16일부터 23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