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텅 빈 성베드로광장서 “인류 구원하소서” 기도…바티칸 “교황, 코로나19 안 걸려”

입력 2020-03-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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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만 이상의 신도가 TV로 지켜봐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텅 빈 성베드로광장에서 홀로 특별기도를 주례하면서 코로나19로 비탄에 빠진 인류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청하고 있다. 바티칸/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텅 빈 성베드로광장에서 홀로 특별기도를 주례하면서 코로나19로 비탄에 빠진 인류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청하고 있다. 바티칸/EPA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텅 빈 성베드로광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인류를 구원해달라는 간곡한 기도를 신에게 올렸다.

2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날 저녁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폐쇄돼 인적이 끊긴 성베드로광장에서 특별기도를 주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라틴어로 ‘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뜻의 ‘Urbi et Orbi’ 특별기도를 통해 “온 인류가 같은 배에 타고 있다는 점을 이번 전염병이 상기시켰다”며 “폭풍우 치는 바다에서 주님께 구원을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교황은 “짙은 어둠이 우리의 광장과 거리, 도시를 뒤덮었으며 귀가 먹먹한 침묵과 고통스러운 허무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을 멈추게 했다”며 “우리 자신은 길을 잃고 두려워하고 있다”고 현재의 상황을 절절하게 묘사했다.

또 교황은 “우리 모두가 같은 배에 있으며 연약하고 길을 잃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러나 동시에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노를 젓고 서로 위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온 인류가 연대할 것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중세 페스트가 창궐하던 때 신자들이 들고 기도했던 목재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가디언은 평소 수만명의 신도가 모였던 성베드로광장이 텅텅 비었지만 1100만 명 이상의 신도가 TV로 교황의 특별기도를 지켜봤다고 전했다.

한편 바티칸 소식을 전하는 뉴스 웹사이트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교황청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과 그의 최측근 인사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교황청 대변인은 “지금까지 17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 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그러나 교황과 가까운 보좌관들 중 아무도 코로나19에 걸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교황이 관저로 쓰는 바티칸 ‘산타 마르타의 집’에 거주하는 한 성직자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교황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뤄졌다. 이 성직자는 현재 이탈리아 로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해당 성직자와 접촉한 다른 사람도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사람은 관저에는 거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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