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대량으로 번지면서 국내 입국자의 확진 사례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이들 입국자의 상당수가 한국인으로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또 다른 전파를 일으킬 수 있어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정부는 이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자가격리 위반에 대해 엄중 조치한다고 밝혔다. 또 해외 입국자 수가 늘어나는 것을 대비해 인천공항에 개방형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진단검사도 신속하게 실시할 계획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추가 확진자는 104명이며,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는 57건이라고 확인했다. 전날 100명 중 51명 해외 유입 확진에 이어 이틀 연속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해외 유입에서 발생했다.
이날 발생한 57건의 해외 사례 중에서도 검역단계에서 30명이 확인됐고, 나머지 27명은 지역에서 자가격리 중에 발병을 확인했다. 확진자 절반은 공항에서 걸러졌지만, 나머지는 무증상으로 입국해 지역까지 들어왔다는 의미다.
현재 중대본은 유럽과 미국 입국자 중 단기체류자는 모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나머지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에 대해서는 유증상자만 공항에서 검사를 실시하고, 무증상인 경우 유럽 입국자는 3일 뒤 관할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미국발 입국자는 무증상자에 대해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실시 중이다.
문제는 입국자들이 자가격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지역전파의 불씨가 된다는 점이다. 무증상자들은 대부분 자가격리를 실시하는데, 최근에도 자가격리자가 마트나 식당을 방문하는 등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가 철저히 관리될 수 있도록 중앙과 지방이 적극 협조해야 하고, 전담 공무원 지정, 위치정보 시스템 활용 등을 통해 무단이탈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자가격리 위반 시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고발조치, 강제출국 등 엄중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대본은 자가격리 관리 강화에 나선다. 유럽과 미국에서 오는 입국자는 입국 단계에서 자가격리 전용 앱인 자가격리자 안전보호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매일 발열 등 의심증상 체크와 위치 확인을 통해 격리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만약 정당한 이유 없이 무단이탈하는 경우 즉시 고발조치 한다. 박종현 범정부대책지원본부 홍보관리팀장은 “안전보호앱을 설치하지 않으면 입국 허가가 되지 않고, 무단이탈에 대해서는 외국인은 강제 출국 조치를 취한다”며 “내국인은 자가격리 위반 시 생활지원비를 지급하지 않고, 경찰이 ‘코드제로’를 적용, 긴급 출동해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천공항에는 신속한 진단검사를 위해 5개 공간에 개방형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운영한다. 중대본은 하루 최대 2000명의 검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정 총리는 개학 예정일이 다가오면서 문을 연 학원과 부모들에게 우려의 말도 전했다. 정 총리는 “아이들의 학업을 걱정해서 조심스레 자녀들을 문을 연 학원에 보내시는 학부모님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며 “적어도 다음 주말까지는 학원에 보내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