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미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증가세가 가파르다. 방역당국은 27일부터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6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104명 늘어난 924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 중 39건은 해외유입이며, 기존 확진자 중 18명이 해외유입으로 추가 확인됐다. 전체 해외유입 사례는 284명으로 하루 새 57명 늘었다.
추가 해외유입 사례 39명 중 내국인은 34명, 외국인은 5명이다. 국적별로 유럽이 25명, 미주는 11명, 중국 외 아시아는 3명이다. 30명이 검역 과정에서 확인됐다. 누계로는 내국인이 253명, 외국인은 31명이다. 대부분의 해외유입 사례가 해외로부터 입국한 내국인인 상황이다.
특히 미국으로부터 확진자 유입이 증가함에 따라, 방역당국은 27일 0시부터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다.
앞으로 미국발 입국자 중 유증상자는 국적과 관계없이 공항검역소에서 시설 대기하면서 진단검사를 받게 되며, 검사 결과 양성으로 판정이 되면 병원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다. 음성으로 확인돼도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입국 시 증상이 없는 내국인과 장기체류 외국인은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며, 증상 발생 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는다. 방역당국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미국발 국내 입국자 중 코로나19 확진자 추이를 고려해 필요한 경우 전수 진단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정한 거소가 없어 자가격리가 불가능한 단기 방문 외국인은 임시검사시설에서 진단검사를 받는다. 음성이 확인돼 입국 후에는 강화한 능동감시가 적용된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스마트폰 자체가 없거나 2G폰을 사용하는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일선 보건소에서 일반전화 등 다른 통신수단을 통해 입국자와 연락을 유지하는 방법을 통해서 확인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산발적인 시설 내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선 자가격리 중이던 2명이 추가 확진돼 총 확진자가 160명으로 늘었다. 경기 시흥시 미래키움어린이집에선 보육교사 1명이 확진됐다. 방대본은 원아 33명, 교사 14명, 학부모 1명 등 접촉자 48명에 대한 진단검사를 실시했고, 모두 음성으로 확인했다. 대구에선 사회복지시설·요양병원 전수조사에 이어 정신병원 종사자 1007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완료됐다. 검사 결과가 확인된 847명 중 1명이 확진돼, 해당 의료기관에 대한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밖에 대구 동구 대구파티마병원에서 17일부터 현재까지 1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부분 71·72병동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돼 해당 병동에 대해서는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중이다.
방대본은 해외 입국자에게 주의사항을 준수해줄 것을 당부했다.
권 부본부장은 “유럽·미국 입국자는 검역 및 방역당국의 조치에 협조하면서 지인·직장 동료 등에게 전파를 막기 위해 자가격리를 해주고, 가족 간 전파 차단을 위해 자가격리지침을 준수해달라”며 “이외 지역 입국자도 14일간 가급적 자택에 머무르고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며 외출·출근을 하지 말고, 가족 간 감염을 막기 위해 손 씻기, 기침예절 등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전체 확진자 중 중증 이상 환자는 8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56명은 위중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