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지역 증시도 급락 출발…‘유가 쇼크’ 영향

입력 2020-03-0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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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이틀 연속 거래 유보

▲미 텍사스주의 한 정유 공장.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AP연합뉴스
▲미 텍사스주의 한 정유 공장.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AP연합뉴스
산유국들이 몰린 걸프 지역의 증시가 9일(현지시간) 개장과 동시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주요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합의가 불발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공격적인 증산 전략을 취하면서 유가가 폭락한 탓이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증시는 전 거래일 대비 9.0%, 아부다비 증시는 7.0% 하락했다. 쿠웨이트 증시는 이날 거래 시작과 함께 9.5% 폭락, 이틀 연속 거래가 유보됐다. 쿠웨이트 증시는 전날에도 장중 10%나 하락하면서 거래가 중지된 바 있다. 사우디 리야드 증시(타다울)는 전날 8.3%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앞서 OPEC과 러시아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 플러스(+)는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자 추가 감산을 논의했다. OPEC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 확대를 주장했지만, 석유 시장 점유율 하락을 우려하는 러시아가 반기를 들면서 합의가 불발됐다.

협상이 결렬되자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를 지지하려던 이전의 시도에서 돌연 입장을 180도 바꿨다. 내달 공식 원유 판매 가격을 대폭 인하한 데 이어, 다음 달 원유 생산량을 기존 일일 평균 970만 배럴에서 1000만 배럴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사우디의 공세적인 증산 방침에 9일 유가는 폭락했다. 한국 시간 기준으로 오전 7시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5월물 가격은 배럴당 31.5% 급락한 31.02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6년 2월 12일 이후 최저치이자, 장중 낙폭으로는 걸프전 당시인 1991년 1월 17일 이후 최대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이날 오후 1시 28분경 무려 34%나 미끄러지면서 배럴당 27.34달러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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