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구 경북지역에선 병원 내 감염이 시작돼 자칫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오전 9시 기준 52명이 추가 발생되며 총 156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전염력이 훨씬 빠른데다 잠복기에도 전파가 되며, 증상 시점부터 3~4일 이후의 전파력이 가장 강하다는 특징이 있어 추가 확진자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재 집단감염이 일어난 대구뿐 아니라 제주도, 전라도, 서울 등 여러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환자가 발생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들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파악하고 코로나19 증상시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구체적인 시스템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 시작되면서 환자선별이 가장 중요한 시점인 만큼 1차 의료기관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염 대응 체계가 갖춰지지 않은 의원급 1차 의료기관들에서 의료진, 환자 등의 집단 감염이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역 확산을 최대한 막을 수 있도록 지역별 보건소와 1차의료기관의 협업으로 빠른 환자 확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여기서 경증, 중증 등을 나눠 상급병원 등으로 이송하도록 하는 의료전달체계 분리가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1차 의료기관의 의료진들과 환자들의 자가방역이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정부의 지침이나 지원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고 환자 방문을 막을 수 없기에 병원별 자체방역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일단 의사판단에 대한 사례 정의가 넓혀진 상황이므로 의심환자의 경우 격리 가능하고 환기가 가능한 병실 마련 및 의료진들의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제 구비로 최대한 안전을 지키며 진료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료계에선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방역당국의 대책이 기존 사례가 없는데다 전파력이 센 바이러스 대응에 한발짝 늦어지며 부수적 피해(콜래트럴 데미지)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결국 피해 최소화를 위한 촘촘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중론이다.
김 교수는 “현재는 국내 확진자 수 증가에 중국 유학생 및 해외 입국자들을 고민해야 하는 내우외환의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환자와 만성병 환자의 치료공간 분리, 치사율이 높은 고위험 환자(암ㆍ폐질환, 임산부, 영유아 등) 대책 마련 등 사회적 피해와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가 빠르게 실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빠른 확진자 판별을 위해 △코로나19 진단키트 확보(현 수준보다 2배 이상) △검사시 결과를 해석할 수 있는 인원 및 시설 확충 △검사 가능한 기관 확대 조치 등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늦어도 이달 말까지 하루 1만여건을 처리할 수 있는 체계가 가능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