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친 위례신사선 사업에 ‘역 신설’ 변수가 생겼다. 교통난 해소를 원하는 강남구가 역 신설 카드를 들고 나와서다.
철도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최근 관내에 위례신사선 역을 추가로 만들어달라고 서울시에 공문을 보냈다. 강남구는 청담동 청담사거리와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인근(소금재)을 신설 역 위치로 제안했다.
위례신사선은 송파구 위례신도시와 강남구 신사동을 잇는 경전철 노선이다. 지난달 GS건설이 주도한 컨소시엄인 가칭 ‘강남메트로주식회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르면 내년 공사에 들어가 2026~2027년 완공하는 게 서울시 등의 목표다.
청담동ㆍ일원동 주민들은 지역 교통난을 해소하고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위례신사선 정류장을 추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영찰 소금재역유치위원회 대표는 “병원과 임대주택이 많아 지하철 이용 수요가 적지 않은데 시내로 나갈 수 있는 교통편이 마을버스밖에 없다”며 “위례신도시와 세곡보금자리주택지구가 생긴 후로 도로가 주차장처럼 됐다”고 말했다. 청담동에선 대한교통학회에 용역을 맡겨 청담사거리역 수요가 하루 1만1499명에 이른다는 결과를 받아냈다.
강남구도 역 신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소금재역 같은 경우 2016년부터 신설을 요구했던 사항이다”라며 “그때 서울시가 ‘이번엔 빠졌지만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용학 서울시 도시철도계획부장은 “검토를 해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역이 하나 추가되는 건 큰 틀의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역을 추가하려면 이용 수요와 건설ㆍ유지 비용, 경영 효율성 변화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예비타당성 조사와 기획재정부ㆍ국토교통부 승인을 다시 거쳐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철도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고비로 꼽힌다. 특히 소금재역을 설치하려면 기존 노선 변경이 불가피하다. 이는 전면적인 사업성 재검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 역이 새로 생기면 사업 지연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위레신사선 건설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강남구와 송파구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송파구에선 열악한 위례신도시의 교통을 개선하기 위해 위례신사선 사업에 속도를 내길 바라고 있어서다. 위례신사선은 2008년 처음 건설 계획이 나왔으나 이후 사업성 논란과 사업자 변경 등에 휘말려 10년 넘게 표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