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와 2차전지 등 기술주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삼성그룹 시가총액이 한 달 반 사이 48조 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 중 시총이 늘어난 곳은 삼성과 LG, SK 등 3곳뿐이었다.
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종가 기준 삼성그룹 16개 종목의 시가총액 총합계는 524조19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종가 기준 시총(475조7544억 원)과 비교하면 48조4392억 원(10.18%) 늘어난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대장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333조1139억 원에서 368조9326억 원으로 35조8187억원(10.75%) 증가했다.
그룹 내 시총 증가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2차전지를 생산하는 삼성SDI였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에 삼성SDI 시총은 42.80% 증가했다.
이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22.17%), 삼성전기(14.00%), 삼성물산(10.74%)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시총이 많이 늘어난 그룹은 LG그룹이었다. LG그룹 13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84조4370억 원에서 93조100억 원으로 8조5730억 원(10.15%)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그룹 시총 상위 4위였던 LG그룹은 SK·현대차그룹을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LG화학 시총이 지난해 대비 30.24% 증가한 29조1899억 원을 기록하면서 LG그룹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SK그룹의 시총은 133조4687억 원으로 지난해 보다 2.6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SK하이닉스 시총은 11.05% 증가했다.
반면 SK네트웍스(-19.19%)와 지주사인 SK(-11.45%) 등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0대 그룹 중 삼성, LG, SK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은 올해 들어 시가총액이 역성장했다. 현대차그룹의 시총은 87조9711억 원에서 86조9438억 원으로 1.17% 줄었다.
현대차는 시총이 10.79% 증가했지만, 현대오토에버(-12.30%), 현대위아(-10.26%), 현대건설(-7.63%) 등이 전체 시가총액을 깎아내렸다.
10대 그룹 가운데 시총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롯데였다. 유통·음식료품이 주력인 롯데그룹 시총은 18조5655억 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조1069억 원(10.19%)이 사라졌다.
그룹 내 9개 종목 모두 시총이 줄었다. 특히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시총은 각각 14.02%, 16.34% 감소했다.
건설·조선업 침체로 현대중공업그룹도 시총이 10.13%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그룹 시총 6위에서 10위로, 현대중공업은 7위에서 9위로 추락했다.
이밖에 포스코그룹(-2.51%)과 한화그룹(-5.81%), 신세계그룹(-6.15%), GS그룹(-6.77%)도 시총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