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코스닥 상승 랠리로 스몰캡 몸값이 최근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리스크가 큰 만큼 전문가들은 선별 있는 투자를 조언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몰캡(코스닥 소형주, 시가총액 400위 이하) 697사의 주가(이날 종가 기준)가 전년 대비 평균 8.3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부장과 2차전지, IT 등 벤처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연초 이후 지속된 코스닥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스몰캡의 경우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 매력 요소인데 종목을 잘 고른 투자자들은 큰 수익률을 봤을 것”이라며 “종목을 어떻게 고르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전방산업을 중심으로 선별하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일 년 새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이원컴포텍으로 지난해 1230원에서 올해 1만3550원으로 1001% 급등했다. 이어 피앤텔(900%), 와이디온라인(454%), 세미콘라이트(408%), 국일제지(392%), 큐에스아이(365%), 지란지교시큐리티(276%), 에스앤에스텍(275%), 이더블유케이(230%) 등 제조업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 오름폭이 컸다.
통상 스몰캡은 저평가 및 저가매수 전략으로 활용됐지만 가격이 높아지면서 투자 부담도 커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 주가가 급등하면서 PER(주가수익비율)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해 고평가되는 스몰캡도 속출하고 있다. PER는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특정 기업의 주식가격을 주당순이익(당기순이익/주식)으로 나눈 값이다.
현재 코스닥 PER는 49.27배 수준이지만, 스몰캡 종목들은 평균 57.10배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솔트웍스의 경우 PER가 무려 5490배에 달했고, 대동스틸(1280배), 러셀(1132배), 에이치엔티(506배), 화이브라더스코리아(488배), 신라섬유(322.14배), 본느(322배), 인포마크(276배), 제이에스티나(219배) 순으로 높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같은 종목들의 경우 한 주에 40% 넘게 상승했는데 연초 대형주들이 시장을 이끈 만큼 이제 낙수효과로 중소형주의 상승랠리를 기대할 때”라며 “스마트폰이나 통신장비 관련주 등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스몰캡에는 영화 기생충 관련주, 코로나 관련주, 정치 관련주 등 테마주들이 많기 때문에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또 상장적격성 심사에 들어간다든지 메자닌 채권 발행으로 파생상품 손실을 반영하는 종목들의 경우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