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수사 본격화에 소송 봇물 예고

입력 2020-02-16 09:47 수정 2020-02-16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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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모펀드에서 대규모 투자금 손실이 확인되고 운용상의 불법행위가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와 투자자들의 법적 대응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과 판매사들을 고소한 투자자는 법무법인 광화를 통해 34명, 법무법인 한누리를 통해 3명 등 총 37명이다. 개인적으로 소송을 낸 투자자는 현재까지 2명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한누리는 현재 추가 고소와 펀드 계약 취소를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이며 법무법인 우리도 고소와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라임은 14일 2개의 모 펀드가 환매 중단을 선언하기 전인 작년 9월 말 대비 ‘플루토 FI D-1호’ 49%, ‘테티스 2호’ 30%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판단하고 평가액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 라임과 신한금융투자가 2018년 6월 ‘플루토 TF 펀드’(무역금융 펀드) 투자처인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의 기준가 미산출 사실을 알고도 같은 해 11월까지 기준가가 매월 0.45%씩 상승하는 것으로 임의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라임과 신한금투는 또 2018년 11월 IIG 펀드의 부실과 청산 절차 개시에 대한 이메일을 수신하고도 무역금융 펀드 부실을 은폐하기 위해 해외 무역금융 펀드 등 5개 펀드를 합해 모자(母子)형 구조로 변경함으로써 정상 펀드에 부실을 전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대규모 손실이 확인되고 펀드 운용 과정의 불법행위가 드러난 만큼 투자자들의 법적 대응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누리는 현재까지 고소와 소송 관련 상담을 의뢰한 투자자가 15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혀 고소인 수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법무법인 우리는 대신증권 반포 WM센터가 라임 펀드를 판매하면서 계약서 작성과 투자성향 분석을 하지 않았다고 보고 해당 센터에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을 고소인으로 모집하고 있으며, 이달 중 대신증권과 라임을 고소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고소인을 대리하고 있는 광화는 12일 고소 이후에도 투자자들의 펀드 가입 신청서, 집합투자상품거래 신청서 등을 모으고 있다.

검찰이 고소인을 불러 조사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지만, 펀드를 운용했던 라임 이모 전 부사장이 잠적해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들은 입증 자료를 추가로 확보해 검찰에 제출할 계획이다.

일부 법무법인은 준비하던 소송을 내기보다 금감원이 준비 중인 무역금융 펀드에 대한 분쟁 조정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사 소송을 통해 투자금을 돌려받으려면 길게는 수년이 걸리지만, 분쟁 조정이 원만하게 이뤄지면 일반적으로 1년 이내에 투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데다 분쟁 조정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후에도 소송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라임의 펀드를 판매한 우리은행은 금융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법무법인 화우 이숭희 변호사 등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개인투자자의 소송에 대한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화우 금융그룹장인 이 변호사는 한국증권법학회와 한국금융법학회 임원을 역임했고 금감원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각종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투자자가 “약정된 환매 대금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에 대한 답변서에서 라임은 “환매 중단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며 약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 공방과 별개로 이번 사태가 무더기 징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과거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나 삼성증권의 배당금 입력 오류 등으로 경영진에 징계가 내려진 선례에 비춰볼 때 당국은 라임과 판매사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라임 펀드를 집중적으로 판매한 한 지점에서 불법 판매한 의혹이 불거졌고, 신한금투는 무역금융 펀드의 손실 가능성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상태다.

앞서 우리은행은 DLF 사건으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행장이 문책성 경고를 받은 데 이어 라임 불완전판매에도 연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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