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가구에 가까운 대단지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옛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의 보류지 잔여분 매각이 처음으로 유찰됐다.
9일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따르면 조합은 7일까지 최고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아파트 2가구와 상가 4호의 보류지 잔여분 매각을 진행했지만 응찰자는 한 명도 없었다.
보류지는 사업시행자인 재건축ㆍ재개발 조합이 조합원의 지분 누락ㆍ착오 발생 및 향후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 일반분양을 하지 않고 여분으로 남겨두는 물량을 말한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다주택자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혀 인기가 높다.
특히 서울은 청약 당첨 가점이 점점 높아지면서 가점이 낮은 무주택자와 현금 부자들이 보류지 매각에 몰려 높은 경쟁률로 완판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조합이 지난해 7월과 9월 각각 아파트 5가구를 일괄ㆍ개별매각 공고했던 보류지는 모두 낙찰됐다. 일괄매각 당시 최저 입찰금액 합계가 77억400만 원이었으나 낙찰가는 이보다 1억200만 원 높은 78억600만 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번 보류지 매각 유찰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나온 12ㆍ16 부동산 대책으로 15억 원을 초과하는 초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이 전면 금지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84L형(전용 84.97㎡)은 17억5000만 원, 84A형(전용 84.98㎡)은 17억3500만 원이었다. 일괄 매각 조건으로 진행된 상가는 지하 1층 2호와 지상 1층 2호 등 총 4호의 최저 입찰가격 합계가 31억8800만 원에 달했다.
여기다 이 단지에 최근 신종 코로나 19번째 확진자가 거주하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매수세가 얼어붙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근처 초등학교에 휴교령까지 내려지면서 거래와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소들의 설명이다.
헬리오시티 내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단지 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 방문 상담 문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