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의 후보가 등록해 역대 가장 많은 후보가 경합 중인 제24대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3파전으로 압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가 나오지 않는 것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2차 투표에서 낙선 후보들의 표가 최종 결정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후보자는 모두 10명이다. 1차 투표는 31일 오전 10시 30분 농협중앙회에서 열린다. 투표는 292명의 대의원들이 투표해 결정하고, 1차 투표 결과 과반 득표를 받지 못하면 득표수 1·2위 후보가 2차 투표를 진행해 당선자를 뽑는 방식이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선거는 10명의 후보 가운데 이성희(70) 전 경기 성남 낙생농협 조합장과 유남영(64) 전북 정읍 농협 조합장, 강호동(56) 경남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등 3명이 유력한 후보로 압축됐다.
후보자 자체 평가 결과 이 후보가 약 25%, 유 후보 23%, 강 후보가 21%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내부 투표 결과에서도 이 순위가 그대로 유지됐다.
현재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 후보는 농협에서 45년을 몸담았고, 감사위원장을 7년 지냈다. 또 대의원 가운데 18%를 차지하는 경기도에서 지지를 얻고 있어 한발 앞선 후보로 손꼽힌다. 23대 회장 선거에서는 김병원 전 회장과 경합해 1차 투표에서 앞질렀다가 2차 투표에서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김병원 전 회장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직전 선거 때는 캠프에서 선거를 지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농협 내부의 반발세력도 많고, 김 전 회장과 같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 후보는 후보자들 가운데 가장 젊으며, 약 70%의 지역 조합장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의원 수가 90명으로 가장 많은 영남권 출신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선거권을 가진 대의원들의 나이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차기 후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들 세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경합을 벌이더라도 2차 투표는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후보가 10명에 이르는 데다 세 후보 모두 20%대 지지율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낙선 후보들의 표심이 어느 후보로 가는지에 따라 최종 회장이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특정 업종의 표가 어느 후보에게 몰릴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협은 여러 분야와 업종이 다양하게 분포해 있는데, 과거에도 한 업종의 표들이 한 명의 후보에게 몰리는 현상이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예상되는 40표 정도의 부동표와 한쪽으로 몰릴 수 있는 특정표의 행방이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