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번 산불이 호주 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변화를 야기할 경우 향후 석탄·철광석의 수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3일 '호주 산불 피해의 경제적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산불에 따른 호주 농축산업계의 피해로 인해 우리나라는 육류, 양모, 와인 등의 수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어 수입 다변화 등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호주 산불은 2019년 9월 6일 호주 동남부 뉴사우스웨일스 주에서 시작돼 빅토리아 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 등 호주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계속되는 기록적인 폭염과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까지 동반되면서 산불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3월까지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번 산불로 호주 소비자 신뢰지수가 이례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호주 경제는 천혜의 자연 관광지로서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게 돼 관광업 분야 피해가 불가피하다. 또 육류, 유제품, 양털, 와인 분야 생산량 감소에 따른 농업 분야 위축이 예상된다.
2019년 우리나라의 대(對)호주 쇠고기(냉동·냉장) 수입액은 총 8억 6600만 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입액 19억 8500만 달러의 약 44%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미국(10억 4500만 달러)에 이어 두 번째다. 또 대호주 양모 수입액은 6800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92%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수입 품목이다. 와인의 경우 호주는 우리나라 6대 와인(레드와인) 수입국으로 2019년 전체 수입액의 6%(1000만 달러)를 차지한다.
박나연 신남방경제실 동남아대양주팀 전문연구원은 "향후 호주 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며 "한국 정부는 이를 통해 관련 분야 협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변화가 호주의 주요 수출품목인 석탄·철광석 등 자원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하고 이들 자원의 주요 수입국인 한국은 관련 정책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유연탄과 철광석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호주 1, 2위 수입품목이며 유연탄은 호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41%(53억 5000만 달러)이고 철광석은 72%(46억 6000만 달러)에 달한다.
박나연 연구원은 "한국은 신남방정책을 통해 역내 재난 대응역량 강화를 전략과제로 지정하고 산불 재난관리 지원강화를 중점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 가뭄, 홍수 등 기후 관련 대응에서 신남방 지역의 역량 개발을 지원하면서 인프라 사업 등에서 협력사업 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