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와 오징어 등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자물가가 석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도 오름세에 힘을 보탰다. 생산자물가의 근원인플레이션이라 할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물가 또한 상승 반전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오른 103.71(2015년 100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9월(0.1% 상승) 이후 석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한 것이다. 직전년 같은 달과 견줘서도 0.7% 올라 6개월 만에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농산물이 7.4%, 수산물이 4.6% 올랐다. 특히 출하량이 감소한 무와 호박, 양파는 각각 30.7%, 49.3%, 30.2% 상승했다. 중국 어선 불법조업과 동해안 수온상승으로 직전 달부터 어획량이 줄면서 냉동오징어와 물오징어도 각각 11.9%와 6.6% 올랐다.
공산품 중에는 석탄 및 석유제품이 2.3% 상승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상승한 탓이다. 실제 12월 평균 두바이유는 배럴당 64.91달러로 전월보다 4.7% 올랐다. 이는 두 달 연속 오름세로 작년 4월(6.0% 상승)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0.1% 상승 반전했다. 공급물량 조정에 모니터용 액정표시장치(LCD)가 0.8% 오른 영향이다. 폐기물 매립비용과 인건비 상승으로 전략, 가스, 수도 및 폐기물도 0.5% 올랐다.
서비스 부문에서는 음식점 및 숙박이 0.2% 상승했다. 겨울철 성수기에 휴양콘도(10.8% 상승)와 호텔(1.9%)이 오른 때문이다. 공동주택관리비용이 올라 주거용부동산관리도 1.1% 상승했다. 반면, 운송은 0.3% 떨어졌다. 여행 비수기에 전세버스가 8.7% 떨어졌고, 민자도로 통행료 인하에 유료도로운영이 1.9%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물가는 0.1% 올라 넉 달 만에 상승 반전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0.4% 상승해 6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송재창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농림수산품과 유가 상승 효과가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1월을 지켜봐야 한다. 다만 하락세는 멈추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