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권이 인력 슬림화를 통한 비용감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양생명은 희망퇴직에 이어 ‘특별퇴직’ 제도를 신설하고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아울러 공개채용 비중을 축소하고, 수시 경력직 채용을 강화해 점차 인력을 줄여나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12월까지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특별퇴직 제도는 자발적 퇴직에 대해 위로금을 보장하는 상시퇴직 지원제도다. 최근 근속 10년 이상 일반직 만 50~53세, 사무직 만45~48세 직원 중 희망자로부터 퇴직신청을 받고 회사가 승인할 경우 퇴직위로금을 지급한다. 지난해 노사 간 합의된 사항으로 올해에도 정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퇴직위로금은 일반직 만50세 기준 기본보상 최대 38개월 치, 장기근속의 경우 최대 5개월 치를 추가 지급하며 창업준비자금 3000만 원 등의 기타 지급조건이 있다.
이는 희망퇴직 이후 10개월 만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2월 나이 45세, 재직기간 15년 이상자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았다. 다만 당시 신청자는 10여 명에 그쳤다. 이번에도 신청 직원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실제 비용감축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의 인력감축은 추가 유상증자 등을 약속했던 대주주인 안방그룹이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을 받게 되며 자금지원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매각을 대비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 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2022년 새 회계기준(IFRS17)과 새 건전성 기준인 K-ICS 도입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 문제다. IFRS17 도입으로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게 되면 보험사들은 RBC 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추가로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또한, 저금리 고령화 등 구조적인 업황 부진도 이유 중 하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으면 첫 번째로 언급되는 게 인력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이라며 “특히 중소형 보험사들은 지점 통폐합 등의 비용감축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 동양생명 이외에도 보험사들은 경영환경이 악화하자 희망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손해보험은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NH농협생명은 10년 이상 근속한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DGB생명은 16년 이상 근속한 46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KB손해보험도 희망퇴직을 시행해 70명이 퇴사했고, 한화손해보험은 희망퇴직을 시행해 30여 명이 퇴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