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기업 신용도 하락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진다고 하지만, 이는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신용등급 상하향배율 (등급상향건수/등급하향건수)은 0.7배였다. 기업들의 신용등급 변동 기조는 하향 전환했다.
등급별 방향성은 상이했다. AA급은 그룹 내 실질적 지원 주체인 현대차와 롯데지주 등급 하락에 따른 유사 시 지원가능성 변동으로 등급 하향이 우위를 보였고, A급은 우호적 업황의 영향으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인 건설, 화학 업종 기업들의등급 상향으로 2018년에 이어 등급 상향이 우위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업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증권 김은기 연구원은 “올해 크레딧 채권의 펀더멘탈도 좋지 않다. 작년 11~12월 CP 정기 평정 시즌에도 신용등급 하락과 등급 전망 하락이 많았다. 현대차 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대거 하락했으며, 철강 및 석유화학 기업의 등급 전망이 하락했다. 특히 올해 4월 회사채 정기 평정 시즌에 비교적 큰 폭의 신용등급 조정을 예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KB증권 전혜현 연구원은 “2020년에도 신용등급 하향이 우위를 보일 전망이다. 신용등급 조정에 선행하는 등급전망 변동을 살펴보더라도 2019년에는 상향보다는 하향이 많았다”면서 “‘긍정적’ 등급전망은 실적 개선보다는 인수합병, 증자 등 실적 외의 요인이 반영되어 부여된 경우가 많아 추가 상향을 기대하기 어렵운 반면, ‘부정적’ 등급전망은 지속되는 투자부담과 개별 수익창출력 저하 등으로 단기간 내 재무안정성 회복이 어려운 점을 반영해 부여된 경우가 많았다”며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높은 한 해가 될 걸으로 전망했다.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기저 효과가 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피·코스닥 주요 상장사 289곳 중 91.4%인 264곳(흑자 전환·적자 축소 포함)은 올해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분석 대상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도 지난해 131조8899억원에서 올해 169조2627억원으로 28.3% 늘었다.
이는 앞선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