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인 기해년이 저물고 있다. 2019년 1월 1일 여느 해처럼 새해 계획을 알차게 세웠었다. 굳게 다짐했던 계획은 1월이 채 가기도 전에 흔들렸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 했던가. 단단히 마음먹었지만 반복되는 핑곗거리로 흐지부지해지기 일쑤였다. 12월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노력 없이 빈둥거리며 계획만 세우다 기해년을 마무리하게 됐다. 하지만 끝은 새로운 시작과 맞닿아 있는 법. 이제 곧 2020년의 새해가 밝는다. 쥐의 해인 경자년에 다시 목표를 세우고 시작하면 된다.
우리는 2019년을 기해년, 2020년을 경자년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기해’, ‘경자’는 어디서 나온 말일까? 이 용어들은 육십갑자(六十甲子)에 기초한 것이다. 민속사전에 따르면, 육십갑자는 ‘10개의 천간(天干)과 12개의 지지(地支)를 차례로 맞춰 쓴 것’을 말한다. 천간은 ‘색깔’, 지지는 ‘동물’과 관련이 있다.
천간에는 갑(甲·청색), 을(乙·청색), 병(丙·홍색), 정(丁·홍색), 무(戊·황색), 기(己·황색), 경(庚·백색), 신(辛·백색), 임(壬·흑색), 계(癸·흑색) 등 10가지가 있다. 지지에는 자(子·쥐), 축(丑·소), 인(寅·호랑이), 묘(卯·토끼), 진(辰·용), 사(巳·뱀), 오(午·말), 미(未·양), 신(申·원숭이), 유(酉·닭), 술(戌·개), 해(亥·돼지) 등 12가지가 있다. 천간과 지지를 차례로 조합해 배열하면 ‘갑자’부터 ‘계해’까지 총 60가지이다. 육십갑자로 헤아리면 36번째 순서인 2019년은 기해년, 37번째인 2020년은 경자년이다. 38번째인 2021년은 신축년이 되는 것이다.
경자년은 경(庚)이 백색, 자(子)가 쥐를 의미하므로 ‘하얀 쥐의 해’이다. 부지런한 동물인 쥐는 예부터 풍요, 번영, 다산을 상징한다. 쥐 중에서도 우두머리인 흰쥐는 지혜로운 동물로 알려져 있다. 2020년에는 흰쥐처럼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혹여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새해 모두가 풍요를 누리고 번영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