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광업·제조업의 대규모 기업집단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승용차, 반도체, 휴대폰, 맥주 등 46개 산업은 소수기업이 독점하는 산업으로 조사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공표한 ‘2017년 광업·제조업 시장구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4월 지정기준 60개 대규모 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소속회사 2083개사)의 광업·제조업 출하액(매출액)은 710조 원으로 전체의 46.9%를 차지했다.
이는 2016년보다 1.2%포인트(P) 늘어난 것이다. 공정위는 대기업 집단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정유의 2017년 출하액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기업집단의 광업·제조업 내 부가가치(249조 원), 종사자(54만9000명) 수 비중도 각 45.6%, 18.5%로 2016년과 비교해 각각 2.2%P, 0.3%P 늘었다.
상위 5개 기업집단(삼성·현대차·SK·LG·롯데)만 한정했을 때 출하액·부가가치·종사자 비중은 각 29.1%, 32.4%, 11.3%로 1.2%P, 1.8%P, 0.3%P 증가했다.
2017년 기준 광업·제조업의 산업집중도(CR3·단순평균)는 41.8%로 2016년(42.1%)보다 소폭 떨어졌다. CR3는 상위 3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합친 값이다.
하지만 출하액 등에 가중치를 두고 산정한 산업집중도 가중평균의 경우 50.6%로 전년보다 0.7%P 늘었다.
대규모 산업(총출하액 30조 원 이상) 중 반도체(99.2%), 휴대폰(88.5%), 승용차(88.5%), LCD(86.0%), 정유(70.8%) 등에서 CR3가 특히 높았다.
2017년 기준 ‘독과점 구조 유지 산업(5년 동안 상위 1개사의 점유율이 50% 이상이거나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이 75% 이상인 산업·2013~2017년 조사)’은 승용차·반도체·화물차·휴대전화·맥주·소주 등 46개로, 직전 조사 연도인 2015년(58개)보다 12개 줄었다.
이들 산업의 출하액 규모는 크고 내수집중도는 높은 반면, 연구개발(R&D)비율 및 해외개방도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R&D 비율(평균기준)의 경우 46개 독과점구조 유지산업이 2.6%로 이들 산업을 제외한 그 밖의 산업의 평균인 2.8%를 하회했다.
공정위는 반도체·승용차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의 경우 신규 기업의 진입이 제한적이어서 소수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행위에 대한 감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