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체 마쓰다가 바트화 강세에 태국 생산체제 검토에 들어갔으며 그 일환으로 연내 주력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생산을 일본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22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바트화 강세로 채산성이 악화하고 태국 자동차시장도 부진의 늪에 빠지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다른 관련 업체들도 이미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완성차, 일본제철은 자동차용 강판 생산을 각각 줄이고 있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생산기지다. 지난해 216만 대가 생산됐으며 그중 절반이 해외로 수출됐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 마쓰다 이스즈 등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현지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은 태국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마쓰다 태국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13만5000대다. 이번에 일본으로 이전하는 대상은 베스트셀러 SUV인 ‘CX-3’로 리서치 업체 마크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약 2만5000대가 생산됐으며 그중 호주로 약 1만4000대가 수출됐다. 마쓰다는 순차적으로 CX-3 생산을 일본 생산 거점인 야마구치현 호후시로 옮길 예정이다.
마쓰다는 섀시와 부품을 최대한 공통으로 하는 설계 기업을 채택하고 여러 차종을 조립할 수 있는 로봇을 배치해 생산 이전이 비교적 자유롭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태국 바트화는 올해 러시아 루블화와 더불어 강세를 보이는 대표적 신흥국 통화로 꼽히고 있다. 미국 달러화에 대해서는 연초 대비 약 6% 오르면서 6년 만의 최고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호주 달러화에 대해서는 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쓰다는 바트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내년 3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에 환율 영향에 따른 순이익 감소분이 무려 799억 엔(약 8482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GM은 지난 8월 태국 내 생산 축소 방침을 발표했다. GM의 태국 생산은 1~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태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해 시장 전망인 2.7%를 밑돌았다. 태국 정부는 지난달 올해 GDP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의 2.7~3.2%에서 2.6%로 하향 조정하면서 바트화 강세가 경기둔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