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연수만 노린 공무원에 관가 골치…일하는 공무원 “박탈감” 하소연

입력 2019-12-22 09:43 수정 2019-12-2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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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내 어학점수 없으면 신청 불가, 바쁜 업무에 시험준비 어려워

▲정부세종청사 전경. (사진제공=연합뉴스)
▲정부세종청사 전경. (사진제공=연합뉴스)

#경제부처에 일하는 A 사무관(7급 공채 출신)은 단기 해외 연수에 관심을 가졌지만 접기로 했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에 문의한 결과 자격 요건이 안 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어학 점수가 없어서다. A 사무관은 대학 시절에 딴 토익 점수는 안 되냐고 물었지만 담당자는 최근 2년 내 성적만 인정된다고 답했다. A 사무관은 바쁜 업무로 인해 어학 시험을 준비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어학 점수가 없으면 신청조차 못 하는 현행 규정에 소외감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인사혁신처가 운영하는 국외 교육훈련(해외연수)에 소외감을 느낀다는 목소리가 중앙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서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토익 등 어학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해외 연수를 엄두조차 못 낸다는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인재개발 업무처리지침에 따라 재직 공무원들의 효과적인 국정과제 추진과 정보화ㆍ전문화 사회에 대처할 수 있는 능동적 대응능력 제고, 행정발전을 위한 선진지식·정보 습득 등을 위해 국외 단·장기 교육훈련을 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국외 단기 교육훈련은 6개월 미만이며, 장기 교육훈련은 6개월 이상이다. 적용 대상은 9급 이상 일반직 국가공무원(특수경력직 포함)이며 훈련기관은 국제기구나 국외 정부기관 및 대학연구소 등이다.

국외 단기 훈련의 자격 어학 요건은 영어권의 경우 TOEFL 71점(iBT), 서울대·한국외국어대·부산외국어대 어학검정 60점, 영국문화원 IELTS 5.5점, G-Telp(LevelⅡ) 70점, TOEIC 675점, IEPS 600점 이상(New TEPS 327점 이상)이다. 비영어권은 서울대·한국외국어대·부산외국어대 어학검정 60점 이상이다. 국외 장기 교육훈련의 경우 단기 훈련보다 5점 정도 높다.

이러한 어학 점수는 최근 2년까지 인정된다. 유효기간이 지나면 다시 시험을 치러 해당 점수를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국외 교육훈련의 장점은 훈련 공무원들에게 현지 체재비, 본인과 자녀 학자금, 항공료 등을 정부가 지급해주고 무엇보다도 교육 이수 시 인사고과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해외 연수만 노리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다.

사회부처 한 공무원은 “해외 연수를 갔다 온 후 신청 제한 기간이 풀리면 다시 해외 연수를 가는 직원들이 꽤 된다”며 “이들의 공통점은 영어를 잘해 쉽게 어학 점수를 딴다는 점인데 이를 보면 솔직히 부럽기도 하면서 박탈감이 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소수 공무원의 해외 연수 편중 현상이 심화하면 동료 공무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국외 교육훈련 지침을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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