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동안 국내 상장사가 매입ㆍ소각한 자사주 금액이 각각 19조 원과 2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사주 소각은 삼성전자를 빼면 2조 원대를 기록했다. 자사주 매입ㆍ소각분포가 소수 기업에 편중돼 주주환원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실태 파악’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19년 8월까지 한국거래소에 자사주 매입을 신고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나 코스닥 상장사는 총 676개사에 달했다.
이들 기업의 자사주 매입금액은 19조597억 원으로 1사당 평균 206억 원 규모였다.
자사주 매입 기업 수는 2017년 208곳에서 지난해 307곳으로 늘었으며 올해 들어 8월까지는 154곳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자사주 매입 금액이 가장 많았던 기업은 삼성전자로 9조2209억 원에 달했다. 이어 SK하이닉스(1조7337억 원), SK이노베이션(1조 원) 순이었다.
또 올해 들어서는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오렌지라이프 등 금융사가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였다.
윤소정 연구원은 “국내 금융사의 지난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6배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며 “올해도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주가 부양과 주주환원을 이루기 위한 자구책으로 자기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유통 주식의 물량을 줄여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게끔 하는 대표적 주주환원 방법으로 꼽힌다.
한편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은 총 46개사로 62차례 자사주 소각이 시행됐다. 이 기간 자사주 소각금액은 총 20조7949억 원에 달했다. 1사당 평균 3354억 원 정도를 소각한 셈이다.
다만 2017∼2018년 두 차례에 걸친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금액은 무려 18조6770억 원에 달해 전체 소각 규모의 89.81%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45개사의 소각금액은 2조1179억 원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이 없었던 올해의 경우 8월까지 전체 자사주 소각금액은 4178억 원으로, 1사당 평균 298억 원이었다.
윤 연구원은 “상장사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의 규모는 매년 일정하지 않아 예측하기 어렵고 소수 기업에 편중된 구조”라며 “향후 주주환원의 확대 기조는 계속 유지될 전망으로 중장기적인 주주환원계획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올해 들어 8월까지는 코스닥 상장사의 자사주 소각 횟수가 코스피 상장사보다 많아졌고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이 아닌 기업들에서 주로 이뤄졌다”며 “향후 주주 친화적 정책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