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사 아람코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사우디 주식시장에서 주식 거래를 시작했다. 상장과 함께 단숨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으로 떠오른 아람코 상장에 우리 주식시장은 물론 건설업계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간 사우디는 자생적 경제발전을 위해 업스트림(개발·채굴 단계)에서 다운스트림(수송·정제·판매 부문)으로 발주를 변화시키는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유가 100달러 붕괴 이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사우디는 아람코의 공모로 수혈한 자금을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한 경제·사회 개발 계획인 '비전 2030'을 추진하는 데 쓴다는 계획이다.
이번 상장으로 사우디는 당장 정유공장과 나프타분해시설 발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기술인 정유-석유화학 통합 콤플렉스(COTC), 신도시와 인프라 등에도 자금을 투입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는 한국 건설사들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가총액 2000조 원 아람코의 상장을 둘러싸고 달라질 중동의 투자환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약간 이를 수 있지만 우리나라 플랜트 EPC(설계·조달·시공) 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2020년 기획중인 중동의 정유시설 중 가장 눈에 띄는 시설은 쿠웨이트의 알자르 지역에 건설하는 알주르 화학단지"라며 "쿠웨이트·UAE는 한국의 전통적 텃밭이고, 다운스트림은 한국의 주류인 만큼, 신규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도 "사우디는 아람코 상장을 계기로 '포스트 오일'에 대비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의 건설·조선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다"며 "사우디 뿐만 아니라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 주요 산유국들이 제조업을 비롯해 보건·의료, 보통신기술(ICT) 산업에 투자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