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은 지난해 1000원어치를 팔아 52원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보다 매출액증가율은 낮았지만, 매출액영업이익률과 부채비율은 사이에 위치하고 있었다. 중견기업 중에서도 제조업체와 비제조업체 간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시험편제를 해 발표한 ‘2018년 중견기업 기업경영분석 결과’ 자료에 따르면 중견기업 매출액증가율은 지난해 1.4%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기업(2.7%)과 중소기업(5.9%)보다 낮은 것이다.
중견기업이란 대기업 중 업종별 평균매출액이 400억~1500억 원을 초과하거나, 자산총액이 5000억 원에서 10조 원인 기업으로, 소위 재벌로 불리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과 외국인투자기업, 공공기관 및 공기업, 비영리법인 등을 제외한 기업이다. 아모레퍼시픽, 동국제강, 현대엘리베이터, 이랜드리테일, 카카오, 네이버, 넷마블, 만도 등이 대표 기업이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0.4%)와 1차 금속(-0.2%), 전자·영상·통신장비(-5.0%) 등 중견 제조업체 비중이 높은 업종들에서 매출액증가율이 낮았다. 실제 중견기업 매출액증가율은 제조업(1.3%)보다 비제조업(1.4%)에서 더 높았다.
대표적 수익성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2%를 기록했다. 이는 대기업(7.2%)과 중소기업(3.5%) 중간에 위치한 것이다. 역시 제조업(4.3%)보다 비제조업(6.1%)에서 높았고 특히, 비제조업의 경우 대기업(5.3%)과 중소기업(3.3%)보다 우위를 기록했다. 이는 수익성이 높은 게임 등 정보통신업과 건설업 비중이 중견 비제조업체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안정성지표인 부채비율은 93.5%로 대기업(92.1%)보다 소폭 높았던 반면, 중소기업(159.5%)보다 낮았다. 차입금의존도는 23.3%로 대기업(23.8%)과 중소기업(38.2%) 대비 최저치를 보였다. 수익성이 높은 게임업종에서 자금을 빌리려는 성향이 낮아서다.
최근 3년간 추이를 비교해보면 중견기업 성장성과 안정성은 대기업과 유사한 반면, 수익성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간 수준이었다.
이성호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중견기업의 경영상황도 전체 기업의 경영상황과 비슷한 흐름”이라면서도 “지난해 매출 감소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보복에 게임업체 매출이 좋지 않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험편제에는 중견기업연합회의 중견기업 명부 4468개 업체 중 1~5월 결산업체, 임업 및 연구개발업 등 기업, 비사업지주회사 등을 제외한 4157개 업체를 대상으로 했다. 이는 대기업 중 64.2%이며, 전체 연간 기업경영분석 대상업체의 0.6% 수준이다. 총자산 기준으로는 각각 24.1%와 15.7%를, 매출액 기준으로는 각각 29.2%와 17.2%를,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각각 21.0%와 15.7%를 차지한다.
한은은 내년 중 통계청 변경승인을 거쳐 이 통계를 국가통계로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