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에는 이른바 ‘김우중 사단’으로 불리는 옛 대우맨들이 하나둘 모여 장례를 도맡았다.
정관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한편, 재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직접 빈소를 찾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 조문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옛 대우그룹 출신 인사들이 속속 빈소에 도착했다. 대우세계경영연구회장을 맡은 장병주 전 ㈜대우 사장이 나서서 조문객을 맞았다.
유기범 전 대우통신 사장을 비롯해 추호석 전 대우중공업 사장, 신영균 전 대우조선공업 사장 등 이른바 ‘김우중 사단’이 한자리에 모이기 시작했다.
이날 오전 김태구(81) 전 대우차 사장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김태구 전 사장은 “우리 다음 세대가 잘살기 위해 지금 우리가 희생하자는 것이 그분의 생각이었다”며 “그 뜻을 이어서 세계경영연구회가 해외에서 활발하게 청년 사업가들을 양성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TV 광고에 직접 나서 ‘탱크주의’ 강조했던 배순훈 전 대우전자 사장도 빈소를 찾았다. 정보통신부 장관까지 지냈던 배 전 사장은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정책을 폈는데, 기업의 빚을 너무 급격하게 줄이면 일자리가 없어진다고 김우중 전 회장이 걱정하셨다”며 “외환위기 때 회사가 해체됐는데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포함해 홍사덕 전 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재계 인사들도 속속 빈소를 찾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조문을 시작으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이 차례로 다녀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역시 오전 일정을 마치고 오후 들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정 부회장은 고인과의 인연을 묻는 말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빈소를 빠져나가면서 벽에 걸린 전광판에서 고인의 사진을 잠시 바라본 뒤 빈소를 빠져나갔다.
장병주 세계경영연구회장은 “소박하고 조촐한 장례를 원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 절차를 밟고 있다”며 “조의금과 조화 모두 사양했으나 애도의 뜻을 존중해 조화는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