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금중개 역대 사장 중 절반 이상이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확인됐다. 9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승철 전 기재부 재정관리관의 사장 선임이 유력해지면서, 한국자금중개가 기재부 퇴직 관료들의 밥그릇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한국자금중개는 1996년 첫 출범한 이후 총 8명의 사장이 선임됐다. 이승철 전 차관보를 포함하면 역대 사장 9명 중 5명이 기재부 출신이다. 나머지는 감사원, 대통령 비서실, 외교통상부 등에서 내려온 인사들로 금피아뿐 아니라 관피아도 퇴직 후 한국자금중개에서 한자리를 차지했다.
이승철 전 차관보는 행정고시 32회 출신으로 기재부 공공정책국 공공혁신기획관과 재정관리국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지역발전기획단장을 지냈으며 최근까지 기재부 재정관리관으로 재직했다.
이현철 전 사장은 관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쳐 기재부 국제금융국에서 근무한 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한승희 전 사장은 기획재정부를 거쳐 OECD대표부 경제공사를 역임했다. 김병일 전 사장은 기획재정부 국제심판소, 국고국에서 근무한 뒤 본부국장을 지냈다. 이두호 전 사장은 부총리 보좌관과 주중대사관 재경관을 지낸 뒤 기재부 지역경제과장과 상공예산과장을 역임했다.
이현철, 한승희, 김병일, 이두호 전 사장 등 총 4명은 각각 기재부 국제금융국, 본부국, 국제심판소, 지역경제국 등의 부서를 거친 기재부 과장 및 국장급 인사였다.
기재부뿐 아니라 고위 관료 출신들 역시 퇴직 후 한국자금중개 사장으로 내려왔다. 권해상 전 사장은 대통령 비서실 혁신관리비서관과 외교통상부 OECD대표부 공사를 역임했고, 오정희 전 사장은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낸 뒤 한국자금중개 사장이 됐다.
한국자금중개 사장 외에 상무이사, 전무이사, 팀장급 자리도 외부 관료 출신들로 채워졌다. 2017년 4월에는 한국은행 출신 장 모 씨가 퇴직한 당월에 바로 한국자금중개 상무이사로 재취업했다. 재취업까지 채 한 달의 기간도 걸리지 않았다.
2015년 8월에는 대통령비서실 3급 공무원 이 모 씨가 퇴직한 당월 한국자금중개 팀장으로 재취업했다. 같은 해 3월에는 금융위 3급 직원 홍 모 씨가 퇴직한 지 한 달 만에 한국자금중개 전무이사로 재취업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