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Vs 검찰 정면충돌..."거짓으로 흘리고..." 비판 이튿날 "압수수색"

입력 2019-12-0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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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무마 의혹'에 문재인 정부 '도덕성' 사활

▲청와대 전경 (사진=뉴시스)
▲청와대 전경 (사진=뉴시스)
청와대와 검찰의 파워게임이 사생결단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하명수사’와 ‘감찰무마’ 의혹을 두고 3일 청와대가 “형사사건 공개금지를 상기하라”며 엄포를 놓자 검찰은 이튿날 청와대 압수수색 카드를 꺼내며 정면대결에 나섰다. 청와대가 선전포고를 하자 검찰이 곧바로 방사포를 쏜 셈이다.

검찰은 4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대해 임의제출 형식의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청와대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자료 확보에 나섰다.

검찰개혁이 추진 중인데다 후임 법무부 장관 인선이 임박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전날 청와대가 검찰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다음 날 아침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검찰의 답장으로 읽힌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3일 오후 늦게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유서에 있지도 않은 내용을 거짓으로 흘리고, 단지 청와대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의혹이 있다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에 강력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문제 삼은 보도는 사망한 수사관이 유서에 “휴대전화 초기화를 시키지 말라”고 요청했다는 기사와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경찰로부터 압수한 배경에 대해 검찰 관계자가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보고될 수 있어 서초경찰서에 포렌식을 맡기지 않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보도였다.

(이투데이DB)
(이투데이DB)

유감 표명은 언론에 했지만 불쾌감은 다른 곳에 있었다.

고 대변인은 “12월 1일부터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해주시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언론의 '오보' 뒤에는 검찰의 왜곡된 정보 제공이 있다고 지목한 셈이다.

청와대는 검찰이 확보한 A수사관의 휴대전화를 두고도 날선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3일 A수사관의 빈소를 찾은 김조원 민정수석은 “유족들이 고인이 남긴 유품을 오늘이라도 돌려받았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의 말을 빌려 에둘러 표현했지만, 검찰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시선을 보여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의 휴대전화 압수는 증거인멸 시도”라는 말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증거 확보 과정인 휴대전화 포렌식을 오히려 증거를 없애려는 작업으로 보는 시선은 검찰에 대한 청와대의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를 드러낸 발언들로 해석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조국 사태’에 이어 또다시 검찰과의 갈등을 표출하는 이유를 레임덕 우려에서 찾는다. 조 전 장관의 사퇴로 이미 한 차례 큰 상처를 입은 문재인 정부가 이번에도 밀리는 모습을 보이면 국정동력이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여권에서 이번 일은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의 조직적 반발이며 A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 검찰의 별건 수사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인식에서 출발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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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보조를 맞추며 협공에 나서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추미애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법무부 장관 인선을 통해 검찰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4선의 추 의원은 판사출신이지만 사법시험 24기로 33기인 윤석열 검찰총장보다 한참 선배다. 검찰은 7월 말 검찰 간부급 인사 당시 검사장급 이상 간부직 6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뒀다. 검찰 정기 인사는 2월이지만 새 장관이 부임하면 조기에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특검카드를 꺼냈다. 특검이 이뤄지면 개혁 저지와 정치적 의도를 담은 ‘선택적 수사’를 했다는 프레임에 검찰을 가둬두는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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