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버려질 뻔한 페트병 8만 개…고래인형 '별까루'로 재탄생

입력 2019-11-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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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항ㆍ우시산ㆍSK에너지 등 해양환경보호에 민ㆍ관협력 대표적 사례

▲송철호(왼쪽 세번째) 울산광역시장과 변의현(왼쪽 두번째) 우시산 대표가 5월 울산광역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 열린 ‘제24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송철호(왼쪽 세번째) 울산광역시장과 변의현(왼쪽 두번째) 우시산 대표가 5월 울산광역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 열린 ‘제24회 바다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ave!" "the Ocean!" "Save!" "the whales!"

27일 울산항만공사에서 열린 '울산항 해양환경보호 사업' 설명회는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캠페인의 슬로건을 외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세이브"라는 울산항 관계자의 선창에 기자들은 "디 오션", "더 웨일즈"로 답했다. 해양환경보호에 힘쓰자는 다짐을 공유하는 의미의 퍼포먼스였다.

'세이브 디 오션, 세이브 더 웨일즈'는 울산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캠페인의 슬로건이다.

울산항을 비롯해 울산지방해양수산청, 사회적 기업 우시산, SK에너지, UN환경계획 한국협회 등이 올해 들어 시작했다.

울산항 관계자는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의 중량이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특히 선박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은 재활용되지 못해 해양ㆍ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해양환경보호 활동은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과 폐플라스틱 저감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을 할 때 가공을 거쳐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업사이클링 작업은 우시산이 맡았다. 선박 폐기물로 배출된 폐플라스틱을 솜과 원단으로 업사이클해 고래인형, 에코백, 파우치, 티셔츠, 운동복을 제작ㆍ판매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별까루' 고래인형이다.

▲울산광역시 울산항만공사 전망대에 전시된 우시산의 별까루 인형. 울산=김벼리 기자 kimstar1215@
▲울산광역시 울산항만공사 전망대에 전시된 우시산의 별까루 인형. 울산=김벼리 기자 kimstar1215@

이 인형은 최근 모델 아이린이 구매, 기부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이린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500만 원씩, 총 1000만 원으로 인형 660개를 구매해 자립이 필요한 아동, 청소년들에게 전달했다.

변의현 우시산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고래인형 가격 비싸긴 하지만, 취지에 공감한 사람들이 많이 구매하고 있다"며 "지금은 재고가 없어 팔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변 대표는 사회적기업 창업팀의 1호 참가자이기도 하다. SK에너지 울산 CLX와 울산시 남구청이 공동으로 사회적 기업 유성을 위해 진행한 사업이었다.

우시산에는 실버 바리스타와 경력단절 여성 등 취약계층 정직원 11명이 일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도 22명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우시산을 ‘스타 사회적기업’ 육성 후보로 선정, 우시산이 설립된 2015년에 창업 지원금 2500만 원을 후원했다. 홍보, 마케팅 등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그밖에 울산항은 환경보호 정책을 추진하고 SK에너지는 사업 홍보와 지원을 맡았다. UN환경계획 한국협회는 국내ㆍ외 사례를 전파하는 역할이다.

이런 민ㆍ관 협력에 힘입어 우시산의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47% 뛰어올랐다.

▲(왼쪽부터) 고상환 울산항만공사 사장, 변의현 우시산 대표, 박희철 UN환경계획 이사, 백부기 SK에너지 CLX대외협력실장이 4월 29일 울산광역시 울산항만공사에서 열린 ‘해양 플라스틱 저감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왼쪽부터) 고상환 울산항만공사 사장, 변의현 우시산 대표, 박희철 UN환경계획 이사, 백부기 SK에너지 CLX대외협력실장이 4월 29일 울산광역시 울산항만공사에서 열린 ‘해양 플라스틱 저감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업사이클링과 동시에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기 위한 ‘울산항 아이 그린 위 그린(아그위그)’ 캠페인도 있다.

바다와 고래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고 텀블러를 쓰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개인이나 기업이 일회용품 대신 머그잔이나 텀블러를 사용하는 인증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면 1건당 나무 2그루를 기부하는 행사다.

울산항은 강원 산불피해지역에, SK는 베트남 맹그로브나무에 각각 1그루씩 심는다.

울산항에 따르면 이런 환경보호 활동으로 폐플라스틱 1톤(t)당 37만 원의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 있게 됐다.

7만9650여 개의 페트병이 업사이클링 됐고, 이산화탄소(CO2) 발생량은 4.38t 줄었다.

이 사례는 바다 건너 베트남 등 여러 나라의 콘퍼런스에서 친환경 우수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

올해 10월에는 싱가포르 항만청 관계자를 대상으로 울산항과 우시산의 ‘울산항 해양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사례가 소개됐다.

전 세계적 해양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협력 구조를 만들기 위해 울산항이 싱가포르 항만청의 협조를 구하는 자리였다.

울산항 관계자는 "당시 싱가포르 항만청 관계자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며 "현재 관련 협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례를 국내ㆍ외 항만에 적용할 수 있도록 박람회나 콘퍼런스 등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며 "대기업과 지자체, 지역 대학생들과의 협업으로 제품을 연구ㆍ개바하는 노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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