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있는 기업 발굴을 목적으로 도입된 테슬라ㆍ성장성 특례 트랙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상장 후 일정 기간 풋백옵션이 붙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일각에선 주관사가 높은 수수료를 위해 지나치게 높은 공모가를 책정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장성 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라파스의 25일 종가는 공모가(2만 원)보다 23.25% 낮은 1만5350원이다. 상장일인 14일부터 시초가가 1만9950원에 형성돼 공모가보다 낮았고, 이후 줄곧 하락세를 타면서 1만5000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시초가부터 공모가를 하회했고, 이후에도 줄곧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선 투자자의 풋백옵션 청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성장성 특례 트랙에선 일부 성과 요건을 면제해주는 대신 상장 이후 주가가 부진하다면 개인투자자는 공모가 90% 가격으로 주식을 주관사에 넘길 수 있다.
성장성 특례 상장 이후 풋백옵션 청구 가능 기간은 6개월로, 이 기간 내 개인투자자의 풋백옵션이 청구되면 라파스의 주관사인 DB금융투자는 공모가 90% 가격으로 주식을 되사야 한다. 이에 따른 손실분 부담은 모두 주관사 몫이다.
라파스 이외에도 하반기 테슬라ㆍ성장성 특례를 통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는 한동안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는 등 부진했다. 9월 20일 상장한 올리패스의 경우 같은 달 말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기 시작해 줄곧 공모가 근처에 머물러 있다. 테슬라 상장 2호 기업으로 주목받았던 제테마는 상장 첫날 공모가(2만1000원)를 17.6% 하회하는 1만7300원에 마감해 풋백옵션 우려가 번지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상장한 테슬라ㆍ성장성 특례 트랙 1호 기업들의 주가 추이와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테슬라 1호 기업인 카페24의 경우 상장 첫날 공모가(5만7000원)보다 48.6% 높은 8만4700원을 기록했다. 성장성 추천으로 상장한 셀리버리도 첫날 주가가 공모가 2만5000원보다 14.8% 높은 수준인 2만8700원에 형성됐고, 올해 3월부터는 주가가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 현재는 6만5000원대를 유지 중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주관사가 지나치게 높은 공모가를 책정한 것에 대한 부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300bp(3%) 안팎 수준인 IPO 인수수수료율과 비교하면 특례상장 경우는 수수료율이 낮게는 400bp, 높게는 600bp까지 책정되기 때문에 공모가가 높게 책정되면 주관사는 일반 트랙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풋백옵션이 대량환매 요구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풋백옵션이 개인투자자 대상인 만큼 환매 가능한 물량 자체가 부담되는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테슬라ㆍ성장성 특례 트랙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공모조건에서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한 개인투자자 비율은 모두 20%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