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소매업협회(NRF)는 올해 쇼핑 시즌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약 4.2%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추수감사절부터 사이버먼데이까지 약 1억6530만 명이 쇼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이 덕분에 11~12월 쇼핑 시즌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4.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주요 유통업체들은 엇갈린 연말 쇼핑 시즌 전망을 내놓으며 미국 소비 동향에 대한 불안감을 자아냈다. 대형 할인점 체인 타깃 등은 연말을 포함한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지만,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와 콜스 등은 실적 전망을 낮췄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이시스는 2019 회계 3분기(8~10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51억7300만 달러(약 6조 원)로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매장 판매도 3.5% 줄었다. 메이시스는 2020 회계 1분기 주당 순이익 전망을 2.57~2.77달러로 기존 예상(2.85~3.05달러)에서 낮췄다.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소비 동향에 불안을 초래한 건 메이시스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19일 2019 회계 3분기(8~10월) 실적을 발표한 인테리어 제품 유통업체 홈디포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실적 전망을 하향했다. 백화점 체인 콜스는 같은 기간 순이익이 24% 감소했다며 연간 순이익 전망을 낮췄다.
그러나 모든 유통업체가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유통 공룡 월마트가 지난 주 발표한 3분기(8~10월)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고, 기존점 매출도 3.2%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다. 의류할인매장 TJ맥스를 운영하는 TJX는 매장 판매가 4% 이상 늘었다며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은 이 승자와 패자들이 실물 경제를 반영하는지 여부다.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자 자문을 제공하는 사우스베이리서치의 앤드류 자틀린 애널리스트는 “이는 개인소비의 선행지표”라고 설명했다. 사우스베이는 술이나 도박, 보석 등의 지출 동향을 바탕으로 ‘바이스(vice) 지수’를 산출하는데, 이 지수를 통해 개인이 여유 자금을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를 가늠한다고 한다. ‘악습’을 의미하는 바이스 지수는 9월에 2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만큼 과도한 소비로 인해 도박 등으로 흘러가는 자금이 없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웰스파고증권은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올 연말 쇼핑시즌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개인소비는 견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바이스 지수가 나타내는 신호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