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내증시에서 건설주가 급등세를 보임에 따라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호재로 작용하기 시작한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전 11시 2분 현재 건설업종지수는 전날보다 5% 가까이 급등한 205.22를 기록하고 있고 GS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이 5~6%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견 건설사인 남광토건, 코오롱건설, 진흥기업 등도 8% 이상 급등세고 삼호개발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9월 위기설' 등의 금융 불안과 최근 경기침체 우려마저 커짐에 따라 정부가 경기 부양 카드를 일단 꺼내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건축경기 활성화가 중요한데 신도시만 발표한다는 일부 비판도 있지만 건축경기가 서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일자리 늘리기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규제를 풀어 민간 건축 경기를 활성화하고 재정투입을 통해 공공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경기부양 카드의 핵심은 건설경기부양인 만큼 어차피 예정된 정부 공사라면 금년으로 앞당기는 실질적 대책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먼저 이번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 카드의 핵심인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완화와 관련한 대책으로는 지난 8·21대책을 통해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조합원지위양도금지 폐지, 후분양제 폐지 등이 있다. 정부는 이같은 절차적 규제를 푸는 한편 추가적인 규제완화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재건축·재개발 추가 대책이 발표된다면 지난 8·21 부동산대책에서 빠진 소형평형 의무비율과 임대아파트 의무건립 폐지 등이 될 것으로 보여 이같은 기대가 시장 참가자들의 건설주에 대한 우호적 시각으로 돌려 놓았지만 그동안 산재된 악재를 고려했을 때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고 평가했다.
이창근 현대증권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날 건설주의 급등을 두고 건설업종의 추세 반전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현재 건설주 상승세는 반등일 뿐 추세 반전으로 이어지기 위해 향후 정부의 이같은 정책적 배려와 관련된 흐름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정부는 환율, 물가, 금리로 시름하고 있는 현 국면을 성장위주의 즉, 경기 부양으로 돌파해 나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과거에도 그랬듯이 경기부양의 핵심은 건설경기 부양에 있는 만큼 건설주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두 번째 건설경기 부양카드로 오는 4분기부터 내년까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증액을 통한 공사 조기발주 및 지자체가 건의한 18개 대형 프로젝트 선별 추진, 그리고 경인운하 등 국책사업 재추진 등의 활성화 대책 역시 이날 건설주 흐름에 긍정적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정부는 우선적으로 오는 연말께 총 1조원의 추가예산이 SOC 사업에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부문별로는 도로 4561억원, 철도 2600억원, 도시철도 1050억원, 항만 121억원, 산업단지 1999억원 등이 있다"며 "9월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10월부터 집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내년도 SOC예산 역시 올해보다 5조원 늘어난 24조원으로 확대 집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들 예산 역시 광역 교통체계나 화물터미널 등 물류 네트워크 확대와 도로·철도 건설 조기 발주 등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18개 지방 대형 프로젝트 추진 관련 소식도 이날 건설주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지방 건설경기 부양을 위해 행정도시와 제주국제도시를 비롯해 동남권 신공항, 새만금 신공항, 부산·대구··광주 외곽순환도로 등 대형 인프라 사업의 조기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대형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해 “국토해양부가 향후 지자체가 건의한 사업 중 총 18건의 대형 프로젝트를 선별해 우선 추진한다는 소식은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중견 건설사들에게도 호재”라며 “이날 건설주 대다수 종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