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전(全) 방위산업 사업장에 무인화·자동화를 추진한다.
인명 피해의 위험도가 높은 공정에 자동화 설비를 도입해 사고 재발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대전을 비롯한 보은·여수 등 전국 방산 사업장의 일부 공정에 무인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관련 사업장에서는 자동화 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입찰 공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방산 사업의 특성상 세부적인 공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공정 자동화는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로켓을 비롯한 유도 무기 개발 업무를 하는 ㈜한화 대전 사업장에서 2월 폭발사고가 일어나 3명이 사망했고, 지난해에도 5명의 사상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성 강화가 중점 과제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한화는 사고 발생 이후 대전 사업장을 원격화·무인화시켰다.
8월 재가동을 시작한 대전 사업장은 이형 공정(로켓 추진체의 금속 재질 코어를 분리하는 작업)에 원격 작업이 가능한 설비를 도입했다. 작업자가 직접 공실에 들어가지 않아도 분리된 컨트롤룸에서 원격화 설비를 통해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추진체 운반을 위한 무인운반차도 설치해 이형 공정 준비 단계부터 작업자가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을 낮췄다.
㈜한화는 사고가 발생한 대전 사업장에 그치지 않고 전 방산 사업장에 무인화·자동화 공정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전 사고 이후 안전 강화를 위해 대전 사업장은 물론 보은과 여수 공장 등에 다각적으로 안전성 향상을 위한 조치들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옥경석 사장이 대전 사업장 폭발 사고 이후 ㈜한화의 전국 방산공장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안전을 강조하고 개선작업을 독려한 것도 이번 공정 무인화ㆍ자동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사업장의 안전성 강화는 그룹 차원의 ‘안전 제일주의’와도 무관치 않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10월 창립기념사를 통해 “‘안전 제일주의’ 문화를 뼛속 깊이 정착시켜 주길 바란다”며 “앞으로 안전경영은 업종 불문, 한화의 전 사업장에서 최우선적으로 지켜야 할 철칙”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이어 “각 사업장별로 정밀진단을 철저히 하고, 모든 업무수행 시 기본과 원칙을 엄수해 완벽을 추구하는 안전경영을 뿌리내려야 한다”며 “안전을 지키는 일엔 결코 지름길이 있을 수 없다. 안전에서만큼은 단 1%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다”고 당부했다.
한편 ㈜한화는 유도무기 및 정밀탄약 등 무기체계 개발 등 방산 부문에서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추진제, 추진기관, 항법장치, 레이저 등 무기체계 핵심기술 분야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