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바오류’(保六) 붕괴, 커지는 차이나 쇼크

입력 2019-10-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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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6.0%로 추락했다. 중국 정부가 분기별 성장률을 집계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최저치로, 시장 예상보다도 낮다.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한국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24조6865억 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중국의 연간 성장률은 6.6%였으나, 올해 1분기 6.4%, 2분기 6.2%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은 정부 목표범위인 연간 6.0∼6.5%의 바닥선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이 줄어들고 있고, 소비와 투자 또한 위축세가 뚜렷해진 데 따른 성장률 하락이다.

중국 정부의 ‘통계 부풀리기’를 감안하면 이미 성장률이 5%대로 떨어졌다는 분석도 많다. 마지노선인 ‘바오류(保六, 6% 이상 성장 유지)’가 무너지고 경제 경착륙의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상황이 나아질 전망은 어둡다.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 국내 수요 또한 감소 추세에 있다. 최근 미·중이 고위급 협상에서 중국은 400억~500억 달러의 미 농산물을 구매하고, 미국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보류키로 부분 합의했지만 일시적 봉합이다. 미국이 해결을 요구하는 쟁점인 지식재산권 탈취, 기술이전 강요, 산업보조금 지급 등의 문제는 진전이 없다. 무역분쟁과 향후 협상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국제기구와 외국 투자은행(IB) 등은 내년 중국 성장률이 6% 밑으로 내려갈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5.8%로 예상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경제가 계속 6% 이상 중·고속 성장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성장둔화를 공식 인정했다.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다. 중국은 한국 수출의 25% 안팎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고, 수출상품의 80% 가까이가 중간재다. 한국의 중간재로 중국이 최종 소비재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내다파는 구조에서, 중국 경제 위축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한국일 수밖에 없다. 올해 1∼9월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999억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8%나 감소했다. 중국발(發) 쇼크는 현실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3공장은 감산에 들어갔다. 삼성은 최근 후이저우(惠州) 스마트폰 공장의 문을 닫았다. 중국에 진출해 있는 많은 기업들의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성장률 후퇴를 정말 심각하게 보고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미·중 무역분쟁과 중국 경제 침체가 가져올 우리 경제의 충격이 예고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출이 쪼그라들면 늘 무역금융 확대, 수출마케팅 지원, 시장다변화 같은 교과서적이고 천편일률적 대책만 나온다. 중국 의존형 경제를 혁신할 수 있는 근본 전략이 시급한데 그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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