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난입해 농성을 벌이자 대사관저 경비가 대폭 강화됐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난입 사건 이후 대사관저 안전관리와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대사관저에 경찰관 기동대 1개 중대(약 80명)를 추가로 배치했다. 종전 의경 2개 소대(약 30명)가 대사관저 경비를 맡아왔으나 앞으로 경찰관 기동대 1개 중대와 의경 2개 소대가 함께 근무한다.
야간에는 의경 2개 소대가 근무하던 방식에서 경찰관 기동대 1개 제대(약 30명), 의경 2개 소대가 함께 근무하는 체제로 바뀐다.
경찰은 의경보다 전문성이 높은 경찰관 기동대를 배치하고 인력을 늘리면서 경비를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된다.
전날 오후 2시 50분께 대진연 회원 17명은 사다리를 이용해 서울 중구 덕수궁 옆 주한 미국 대사관저 담을 넘어 대사관저 마당에 진입, '미군 지원금 5배 증액 요구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경찰은 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한 17명과 침입을 시도한 2명을 각각 건조물침입과 건조물침입 미수 혐의로 체포해 서울 남대문경찰서와 노원경찰서, 종암경찰서 등으로 연행했다.
경찰은 이들 신원을 확인하고 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한 이유와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주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총 통일위원회는 19일 오후 3시께 남대문서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행자들의 석방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사관저에 무단침입한 시위대 관련 대처를 잘 해준 대사관 경비대와 서울지방경찰청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서울 중심부에서 13개월 만에 두 번째 일어난 사건으로 이번에는 시위대가 억지로 제 집에 들어오려 했다. 19명이 체포됐고 고양이들은 무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