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종이상자ㆍ포장대 사라지면… 56ℓ 대용량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

입력 2019-10-17 14:59 수정 2019-10-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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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정부 종이박스 없애기 정책에 대응 분주...내년부터 자율포장대 철거 나서

(사진제공=이마트)
(사진제공=이마트)

정부가 내년부터 자율 포장대와 종이 상자 제공을 없애는 방안을 권장하면서 대형마트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56리터짜리 대용량 대여용 장바구니를 준비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8월 말 농협하나로유통과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4사와 ‘장바구니 사용 활성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식’을 맺었다. 이 협약은 장바구니 이용을 독려하고자 대형마트 자율포장대, 종이상자(빈상자), 포장테이프를 없앤다는 게 골자다. 정부와 대형마트는 시범 사업을 펼친 후 문제점과 개선점을 보완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종이상자를 쓰지 않는 제주도 지역의 대형마트 성공 사례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려는 조치다. 앞서 환경부는 2016년 9월 대형마트 4곳과 제주도 중형마트 6곳은 제주특별자치도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율포장대에 비치하던 종이상자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포장테이프·끈을 모두 치웠다. 3년이 지난 현재 제주도 대형마에서는 장바구니 사용이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는 11월 1일부터 대용량 장바구니 대여를 전 점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쇼핑백은 56리터 용량으로 현재 코스트코나 이케아의 장바구니 쇼핑백과 유사한 형태로 대여금은 3000원으로 책정했다. 이와 함께 자율 포장대를 내년 1월부터 운영하지 않기로 하고 관련 내용을 11월부터 홍보하기로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부의 시범 사업에 맞춰 11월부터 자율포장대 철수를 알리고,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없애기로 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환경부와의 자율 협약 직후부터 점포 곳곳에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하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이고 캠페인에 나섰다. 내년 1월 1일부터 자율 포장대를 철수하는 롯데마트는 이달 도입한 46리터 대형 장바구니(3000원) 판매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역시 내년 1월 1일부터 자율 포장대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현재 판매 및 대여하고 있는 장바구니보다 더 큰 사이즈의 장바구니를 도입할 예정이다. 57리터 용량의 이 장바구니의 대여료는 4000원이며, 반납 시 돈을 되돌려 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박스와 테이프, 노끈 등이 재활용이 안 돼 환경적으로 좋지 않다는 정부의 취지에 동감한다”면서 “현재 장바구니 사용 고객이 많지만, 좀 더 사용을 권장하는 한편 기존보다 대용량의 장바구니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로마트는 자율포장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비닐테이프를 종이테이프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달 중으로 2개 사업장을 선정해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종이 박스 사용 억제를 위해 자율 포장대를 폐쇄하고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를 안착시키겠다는 방침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대부분의 대형마트는 이미 장바구니 대여 서비스를 도입해서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사용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이 종이상자를 선호하고 있는 만큼 포장대 철거에 따른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미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고, 친환경이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마트는 장바구니 대여를 확대해 운영하는 만큼, 내년부터 자율 포장대를 폐쇄해도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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