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성장과 물가 상승에 대한 자신감은 떨어진 모습이다. 성장세가 더 둔화하고,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된다면 추가 인하 여지도 있어 보인다.
16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과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추가 금리인하의 강력한 시그널(신호)인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유지하면서도 기존의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러야 내년 2월 금통위에서나 기준금리 변경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11월 금통위는 인하효과를 지켜보기엔 너무 가깝고, 1월 금통위는 연초와 설 연휴가 겹치기 때문이다. 한은은 통상 연초와 설 연휴가 있는 달엔 금리를 변경해 오지 않았었다. 실제 기준금리로 통화정책을 변경한 1999년 이후 연초와 설날이 겹친달에 금리변경을 했었던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 인하가 유일하다.
다만 성장과 물가에 대한 자신감은 떨어진 모습이다. ‘지난 7월의 성장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면서 올해 2.2%는 물론 내년 2.5% 성장률마저 낮출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실제 한은은 국내 경제의 성장세 둔화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내수의 경우 설비 및 건설 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민간소비 증가세도 다소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수출도 글로벌 교역 위축이 심화되는 가운데 반도체와 석유류제품의 단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부의 정책대응 강화에 따른 내수여건 개선과 미중 무역협상 진정 등은 상방 리스크가 될 것으로 꼽았다.
소비자물가도 당분간 ‘0%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봤다. 내년 이후에도 ‘1%대’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 ‘0%대 초반’ 평가와 내년 이후 ‘1%대 초중반’에서 후퇴한 평가다.
앞서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50%에서 1.25%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2016년 6월 금리인하로 역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연 1.25%와 같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