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어닝 시즌에 돌입하면서 실적에 따른 개별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4분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8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7조7000억 원으로 전망치(7조200억 원)를 크게 상회했다. 전망치 달성률 109.6%는 16년 4분기 이후 최고치다. 참고로 2016년 3분기에는 갤럭시노트7 리콜 이슈가 있었고, 4분기부터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실적이 급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108.5%)에 이어 3분기에도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며 낮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고 있다. 주가 또한 이에 반응해 상승폭을 높였다. LG전자 역시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휴대폰 부문 비용감축과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전망치 달성률(128.5%)은 2015년 이후 최고치다.
3분기는 1~2분기에 비해 전망치 달성률이 낮은 분기라는 점에서 불안요소는 여전히 남아있다. 반도체, 가전을 대표하는 두 회사의 실적이 전망치를 상회하며 출발 자체는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올 8~9월의 3분기 전망치 변화는 안정적이다. 보고서 발간 건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예년에 비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증시 전체 3분기 전망치는 삼성전자, LG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가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하향 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전망치를 낮춘 만큼 추가 하향 조정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치가 낮아진 눈높이를 충족하는지의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10~11일 이틀간 진행된 무역협상이 스몰딜로 끝났다. 미국은 15일 관세율 인상 을 유예했고, 중국은 농산물 구매로 화답했다. 11월 APEC 정상회담까지 12월 관 세부과와 관련한 기대감과 실망감이 주식시장은 움직일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 서는 어느 한쪽 방향에 쉽사리 베팅하기 어렵다. 참고로 시장 전반적인 컨센서스 와 당사의 예상은 12월 관세부과를 유예하는 것이다.
10월 FOMC에서의 금리인하도 인하와 동결 중 명확히 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준위원들의 연설 내용도 인하와 동결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다. 그 동안 주식시장을 움직였던 핵심 변수들(미중 무역협상, FOMC 등)이 잠시 소강 상태다.
한국 증시는 EPS의 상승과 함께 미국과 중국의 추가 협상 기대감(12월 관세부과 유예)에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코스피 PER(주가수익비율)이 11배에 근접한 만큼(현재 11.78배),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일 것이다. 시장 흐름이 제한된다면, 단기적으로는 2가지를 확인할 것을 제안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미국 증시는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의 강세에 힘입어 상승했다. 더불어 엔비디아(NVDIA) 효과로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등 개별 기업 및 업종에 대한 호재성 재료도 상승 요인 중 하나였다.
여기에 영국과 EU(유럽연합) 간 브렉시트 협상 초안에 근접했다는 보도가 발표되며 유럽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등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졌다. 이는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기업들도 ‘실적 바닥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무디스가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80년 이후 1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정확히 예측했기 때문이다. 한국 시각 오전 9시부터 미국 민주당의 4차 대선 토론이 이어진다. 워런 후보가 여기에서 약진할 경우 미국 대형 기술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완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 워런 후보가 바이든 후보를 역전하기도 하는 등 불확실성이 높다. 물론 현재는 바이든 후보가 29.4%로 워런 후보(23.4%)를 6% 넘게 이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민주당 대선 토론회 결과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