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경제 전망]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 “성장동력 부재의 혼란기, 정확한 예측력 필요”

입력 2019-10-01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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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 고착화, 재정·통화정책 무용..미중 협상 타결돼도 위협

“세계와 한국 경제는 성장 견인 동력 부재에 따른 혼란기를 겪고 있다. 국가·계층·산업 등 경제력의 무게중심 변화에 대한 정확한 예측력이 필요한 때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투데이가 주최한 ‘2020 경제대전망 포럼’에 참석해 ‘2020 세계 경제 및 한국 경제 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를 위한 실천방안으로 그는 △신중한 투자와 효율성 도모 △디플레이션에 대비한 보수적 자금관리 △거래기업과의 우호적 파트너십 강화와 원천 기술 확보 △새로운 사업 부문 발굴 △혜안과 상호신뢰, 추진력 등을 꼽았다.

주 실장은 “향후 수년간 2% 내외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에 대응해 신규투자에 대한 신중한 고려와 원·부자재 및 재고 관리의 효율성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 및 원자재시장 불안정성과 디플레 가능성에 대응해 적극적 헤지와 유동성 확보, 장·단기 부채 조정 등 보수적 자금관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수출기업은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기술전쟁 확산에 대응해 거래 기업과의 우호적 파트너십 강화와 원천 기술 확보 노력이 필요하며, 내수기업은 동북아 산업지형 변화와 내수시장 신트렌드 부상 등에 대응해 신사업 발굴과 사업부서의 유연성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 실장은 또 “리더의 선지자적 혜안과 구성원간 상호 신뢰, 강한 추진력 등을 가진 조직만이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은 사실상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요국들을 살펴보면 미국은 경기사이클상 하강국면에 진입하고 있고, 중국은 개연성은 높고 파급력은 크지만 간과할 수 있는 위협인 소위 회색코뿔소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 유로존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보호무역주의, 정치불안 등으로 저성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역시 아베노믹스의 한계와 소비세 인상, 올림픽 투자 효과 축소 등으로 0%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국내 경기 역시 구조적 장기 침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016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으며, 기업투자는 위축되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 역시 2015년 중국에 추월당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4위를 기록했던 제조업 경쟁력 순위는 2015년 이후 5위로 떨어졌다.

수출과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의존도가 높다. 실제 지난해 수출과 설비투자 중 반도체 비중은 각각 20.8%(1267억달러)와 18%(35조6000억원)에 달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석유화학, 철강, 선박, 자동차, 석유제품 등 8대 주력산업 중 3년후 우위를 차지할 산업도 선박 하나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와중에 기업들의 한국 탈출도 이어지는 형국이다. 노동시장 경직성, 규제부담, 규제개혁 체감 미흡 등을 기업탈출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2014년 360억달러에 그쳤던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 규모는 지난해 600억달러로 두 배에 육박했다.

경기 역시 2017년 5월경을 정점으로 수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선행 및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분기 반등하다 3분기 들어 재침체 신호를 보내고 있다. 소비와 설비 및 건설투자 역시 부진한 모습이다. 수출 또한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재정·통화 등 경제정책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원 실장은 “올해 110조원의 예산을 쏟아 붓고, 내년에도 500조원 이상의 수퍼예산을 편성했다. 통화정책도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로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면서도 “민간 경기는 오히려 침체되고 있다. 재정정책은 성장보다 복지에 치중하고 있고, 통화정책은 실물부문이 아닌 자산시장으로 집중되는 현상이 빚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미중 무역분쟁이 한창인 가운데 양국간 통상마찰이 장기화되는 것을 물론이거니와 설령 해소되더라도 국내 경제엔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제보복 역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화학 및 IT, 특히 비철금속, 정밀기계, 자동차, 반도체 부분에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 실장은 “무역협상은 중국의 미국제품 수입 확대로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시장내 한미간 경합도가 높은 철강제품과 기계, 정보통신(IT), 자동차 등에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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