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개장과 김치를 함께 먹으며 인재 육성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토론하고 10년, 30년 뒤의 일등국가와 일류기업을 위해 산소 호흡기를 짊어지는 고통도 불사한 큰 사람이다."
SK그룹의 전 회장인 고 최종현 회장의 추모서적에 비쳐진 최종현 회장의 참 모습이다.
오는 26일 고(故)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의 10주기를 맞아 고인의 경영철학과 국가관을 재조명한 추모서적 '최종현, 그가 있어 행복했다'를 20일 선보였다.
이 추모서적은 최종현 회장이 생전에 교유한 정계·재계·학계 지인 53명과 전·현직 SK 경영인 47명 등 각계 인사 100명으로부터 '내가 만난 최종현'이란 형식의 기고문을 받아 제작한 것이다.
이들이 제공한 기고문은 최종현 회장에 대해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3~4페이지 분량으로 정리한 것으로, 최종현 회장과 교유하면서 지켜본 일상의 모습이 꾸밈이나 가식없이 기록되었다는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SK는 설명했다.
이 추모서적은 ▲한국경제의 큰 별 ▲도전의 기업인 ▲사람을 키우는 사람 ▲인등산에서 ▲세계로 미래로 ▲이토록 그리운 날이면 등 6개의 장으로 나뉘어 추모 글과 관련 사진 500여 장을 담고 있다.
추모서적에서 사내외 지인 100명은 ▲10년, 30년 앞을 내다본 도전의 기업인 ▲인생의 80%를 인재를 모으고 육성하는데 투입한 경영인 ▲폐암 수술의 고통 속에서도 산소호흡기를 짊어지고 국가 장래를 걱정한 국가 리더로 기록하고 있다.
손병두 전 전경련 부회장은 "최 전 회장은 대학 교수들과 육개장으로 점심을 함께하면서 경제토론을 벌이는 것을 즐겼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선진국 되기 위해서는 교육에 힘써야 한다며 세계적인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나웅배 전 경제부총리는 "최 전 회장은 에너지자원의 중요성을 먼저 인식한 에너지 100% 수입국의 기업인이었다"며 "에너지자원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인식하고 에너지외교와 에너지산업의 기초를 닦았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김승정 전 SK글로벌 부회장은 "최 전 회장은 SK는 왜 부동산 사업을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기업은 부동산을 갖고 하는 게 아니며, 진정한 기업가는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해서 성취해야 하며 가만히 앉아서 부풀리기나 하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