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에 돼지고기 소비도 공급도 줄어드는데...가격은 오를까

입력 2019-09-3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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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ASF 발병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바이러스 잠복기를 고려해 3주 간 돼지고기 출하가 가로막히면서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돼지고기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이날 기준 100g당 삼겹살(국산 냉장) 평균 소매 가격은 2186원으로 1개월 전인 1929원과 비교해 13.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기준 도매시장 평균 돼지고기 경매 가격은 ㎏당 5657원으로 전달 평균가(4179원)와 비교해 35%가량 올랐다. 전국일시이동중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 직전 거래일인 26일(4289원)보다 31.9% 뛰었다.

유통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로 돼지고기 소비가 급감한 사례가 눈에 띈다.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이 본격화한 23∼26일 A대형마트에서 구이용 국산 냉장 삼겹살 매출은 전주 동기인 16∼19일보다 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돼지고기를 대체할 수입 소고기 매출은 22%, 닭고기는 26% 각각 뛰었다.

10월에도 국내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10월 평균 돼지 ㎏당 도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 3911원보다 소폭 오른 4000원∼4200원으로 전망됐다. 본부는 “가격 상승은 돼지 도축 마릿수 감소 때문”이라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향으로 가격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도축 돼지 수가 줄어든 배경으로는 올여름 상대적으로 서늘했던 날씨 탓도 있다. 지난해의 경우 폭염에 성장이 느려진 돼지 출하가 10월까지 밀리는 바람에 2017년보다 물량이 많았다. 그러나 올해는 여름철 기온이 지난해보다 낮아 출하를 위해 등급 판정을 받는 돼지 마릿수가 줄어들었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로 인한 살처분 대상 돼지 수는 총 9만5089마리다. 이는 국내 전체 돼지의 1% 미만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돼지 이동중지 명령은 28일 오후 12시 해제됨에 따라 주말에도 돼지 도축과 출하가 재개됐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돼지고기 재고량은 15만 4000여톤에 이르고, 사육 마릿수도 충분해 돼지고기 수급에는 우려할만한 사태는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아직까지 주요 식품업체가 돼지고기를 충분히 비축해둔 상태이며, 생고기에 대한 소비자 선호를 감안해 현재로선 냉동 수입산 돼지고기에 대한 수입 확대 등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추석 직후 터진 까닭에 적기출하를 놓친 농가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바이러스 잠복기를 고려해 10월 8일(최초 확진일인 9월17일로부터 3주)까지 돼지를 출하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농가들은 보통 추석 대목 이전인 9일까지 출하했는데, 이후 출하를 못해 3주가 흐른 실정”이라며 “농가 손해를 비롯해 제때 출하가 되지 않을 경우 돼지 고기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한돈업계에서는 정부가 구체적인 수매계획을 신속히 발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구제역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서둘러 수매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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