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검찰, 스스로 흉기돼 폭주…국민 상식선 넘었다”

입력 2019-09-27 15:58 수정 2019-09-2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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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사진 = 서울시)
▲박원순 시장(사진 = 서울시)

“검찰은 국민의 상식선을 한참 전에 넘었다. 국민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권력은 국민의 편도, 정의의 편도 될 수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시, 정의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검찰개혁이 없고서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3년 전 겨울, 우리는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로 세상을 바꾸었다”며 “이 땅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증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했다”며 “우리는 국정농단이라는 극단적 비정상의 상태에서 벗어났을 뿐, 오랫동안 뿌리내린 우리사회의 기득권 동맹은 여전히 강고하며, 국민이 가장 바랐던 개혁은 거센 저항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지난 한 달여 우리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의’ 혹은 ‘헌법수호’ 명분으로 행해진 한 집단의 무자비하고 비상식적인 행태를 지켜봤다”며 “한때 국가권력의 흉기였던 그 흉기가 스스로 지키기로 마음먹었을 때 벌이는 폭주를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혁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기득권 세력에게 과도하게 집중됐던 힘과 자원을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이기에 그것을 상실하게 될 세력의 저항이 거세기에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23년 전, 제가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절 최초로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공수처) 설치 내용을 담은 법안을 청원했을 때에도, 15년 전, 노무현 대통령님이 고위 공직자 비리조사처 신설을 추진했을 때에도 기득권세력에 의해 번번이 좌절됐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2019년 현재, 우리사회에 공수처가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검찰의 행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검경수사권의 분리가 있었다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의 행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이 3년 전 촛불을 들었던 그 마음으로 다시 광장에 모이고 있다”며 “깨어있는 시민의 힘만이 개혁을 완성해나갈 힘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은 누구라도 힘을 보태야 할 만큼 엄중하다. 검찰 개혁이 없고선 새로운 대한민국은 없기 때문”이라며 “법이 권력의 흉기가, 특정세력을 비호하기 위한 흉기가 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역설했다.

박 시장은 “법은 오직 ‘국민의 무기’여야만 한다”며 “이것이 ‘인권변호사 박원순’ ‘민주주의자 박원순’의 변함없는 소신이고 삶을 관통하는 소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시 정의를 위한 시간에 우리가 힘을 보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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