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알피앤이(옛 퍼시픽바이오)의 실적이 급전직하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영향으로 보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케이알피앤이는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4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 같은 기간 215억 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79.1% 급감한 수치다. 영업이익에서는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35억 원으로 작년 25억 원보다 10억 원 더 늘었다. 연결 실적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아 매출 59억 원에 3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케이알피앤이는 1997년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을 주업으로 설립됐다. 바이오 중유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13년부터다. 사업 초기에는 시스템 에어컨과 플랜트 건설 등을 병행하다 2015년부터 바이오 중유 사업에 올인하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태양광 발전 사업에도 진출했지만 1년여 만에 접었다.
바이오 중유는 동식물성 유지와 팜유, 팜 부산물, 저등급 바이오디젤, 바이오디젤 피치를 재료로 생산된 연료다. 정부는 4개 발전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를 지정해 발전용 바이오 중유 시범 보급 사업을 추진했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에 약 50만㎘의 바이오 중유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금액으로는 3500억 원 규모다.
현재 작년 기준 바이오 중유를 생산·공급할 수 있는 등록업체는 총 21곳으로, 이들 업체의 생산능력은 210만㎘ 수준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실제 공급 실적이 있는 업체는 9~10곳에 그친다. 특히 SK케미칼과 애경유화, GS바이오 등 대기업도 참여하면서 시장 경쟁은 한층 심화되는 양상이다.
케이알피앤이의 올해 실적과 공급계약 건수만 놓고 보면 경쟁사들과의 경쟁에서 한참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케이알피앤이의 올해 바이오 중유 공급계약 건수는 2건에 그친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공급계약 건수가 각각 5건씩이었다. 계약 규모 역시 예년보다 저조하다. 하반기 추가 계약이 뒤따르지 않고 현 추세가 이어지면 200억 원대 초반의 매출과 작년 이상의 영업손실도 우려된다.
회사 관계자는 “바이오 중유 입찰과 관련해 최저 가격으로 결정이 되는데 그 부분이 맞지 않아 상반기 매출이 저조했다”며 “하반기에 100억~200억 원 규모로 예정된 것이 있어 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