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모십니다"...편의점 ‘충성고객’ 확보 전쟁

입력 2019-09-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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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점포 대신 매력적인 상품ㆍ서비스 제공이 편의점 경쟁력 열쇠 전망

▲CU VIP 혜택관(BGF리테일 제공)
▲CU VIP 혜택관(BGF리테일 제공)

출점 절벽에 빠진 편의점 업계가 백화점에서 주로 사용하는 VIP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비슷한 상품을 파는 데서 벗어나 PB(자체브랜드) 상품 등 차별화에 나선 편의점들이 혜택을 강화해 ‘충성 고객’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GS리테일은 운영 중인 GS25는 ‘나만의냉장고’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 수가 1000만 건을 돌파했다고 2일 밝혔다. 현재 대한민국 인구수(약 5170만명, 통계청 기준)를 고려하면 5명 중 1명은 ‘나만의냉장고’ 앱을 다운로드했거나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11년에 GS25가 첫선을 보인 ‘나만의냉장고’를 통해 소비자는 1+1 등 행사 상품에서 덤으로 증정하는 상품을 바로 가져가지 않고 앱에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전국 GS25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주문도시락과 각종 고객 이벤트 등을 더했다.

출시한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특히 GS25가 최근 3년간의 ‘나만의냉장고’ 이용자 데이터를 분석해본 결과 일반 고객 대비 ‘나만의냉장고’ 앱 이용 고객의 1회 구매 금액이 2.1배 많고, 월별 평균 방문 횟수는 무려 8.4배나 높았다. 또한 현재까지 ‘나만의냉장고’앱의 이용자는 550만을 넘어섰고, 보관해 사용한 증정품의 건 수는 1억1500만 건을 넘어서며 고객 끌어들이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나만의냉장고’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이를 벤치마킹 등으로 뒤따르는 편의점은 없었다. 이유는 특허권 때문이다. GS25는 30년동안 ‘나만의냉장고’를 30년 동안 배타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포켓CU(BGF리테일 제공)
▲포켓CU(BGF리테일 제공)

라이벌 맞수 CU(씨유)는 지난해 10월 ‘포켓CU’를 론칭해 맞서고 있다. ‘포켓CU’는 BGF리테일이 내놓은 서비스로 상품 구매 시 원(One)바코드로 멤버십 포인트 적립(또는 통신사 할인), 쿠폰 사용, 간편 결제를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멤버십 어플이다. 적립 및 할인 내역은 물론, 영수증 상세 내용까지 바로 확인할 수 있어 교환·환불 시 편리한 서비스다.

이번에는 ‘CU VIP 혜택관’을 오픈해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나섰다. ‘CU VIP 혜택관’은 매달 CU 우수 고객만을 위한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한다. 고객 등급을 나눠 VIP 혜택을 강화한 백화점 전략을 도입한 것으로 편의점 업계 최초다. 직전 3개월 동안 담배와 서비스 상품을 제외하고, 월평균 ‘포켓CU’ 적립 대상 금액이 3만 원 이상이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이 서비스를 통해 CU는 해당 고객에게 업계 최고 수준인 총 구매액의 2%를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여기에 매달 위한 알뜰소비 기회도 제공한다. 9월 한달 동안 하겐다즈 콘과 하겐다즈 바를 정상가에서 50%할인 된 21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VIP 고객에게 100% 증정하는 식이다. 또한, 매주 월요일 11시마다 ‘포켓CU’에서 VIP고객을 위해 GET아메리카노(1200원 상당) 무료 교환권을 선착순 3000명에게 제공한다.

이렇게 편의점 업계가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선 이유는 어려워진 영업 환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자율협약에 따라 신규 출점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데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점포당 수익이 떨어지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올해 초 도입된 자율규약에 따르면 담배 판매거리 제한에 따라 50~100m 내 편의점 출점을 제한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편의점 숫자는 4만5000개에 이를 정도로 포화 상태다. 도심 및 주요 주거지에 편의점이 없는 곳이 드물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는 얘기다. 해당 브랜드를 꼭 들를 이유를 내놓지 않으면 경쟁사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다. 최근 편의점들이 같은 상품을 파는 데서 벗어나 PB(자체 브랜드)상품을 강화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향후 경쟁력은 단순히 지리적으로 고객과 가까이 있느냐가 아닌 고객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상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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