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람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양한 견해와 정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포함한 대화 채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또 “경찰의 폭력은 물론 시위 전반에 걸쳐 진상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진상 조사단을 꾸려 그 결과를 6개월 내에 공개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시위대는 경찰의 위장 잠복과 과도한 폭력 행사 관련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해왔다. 람 장관은 “이 조사가 홍콩에서 발생한 일을 제대로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조사단은 재발 방지를 위한 해법도 정부에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람 장관의 이번 기자회견을 두고 블룸버그는 지난 주말 시위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캐리 람 장관이 유화적으로 돌아섰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람 장관은 집회를 ‘폭동’이라 비판하며 폭력 시위가 멈추면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지난 주말 주최측 추산 170만 명이 모인 집회를 평화적으로 이끈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천쯔제 간사는 당시 집회를 평화시위로 만들자고 거듭 촉구했다. 그는 “평화와 이성, 비폭력을 통해 캐리 람 행정장관이 우리의 요구에 응하도록 압박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람 장관의 기자회견 내용은 시위대의 5대 핵심 요구사항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다.
시위대가 요구하는 5대 사항은 송환법 완전 철폐와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홍콩 집회를 주도하는 시민단체 등은 람 장관의 기자회견에 대해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