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는 100만 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생산과 현지 판매가 99%에 달하는 만큼 생산도 비슷한 양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대 해외 생산기지 타이틀도 조만간 인도에 넘겨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먼저 올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는 총 44만1560대로 작년 동기(55만4629대)보다 무려 20.4%나 줄었다. 이 기간 현대차가 28만8060대, 기아차는 15만3500대를 파는 데 그쳤다. 각각 전년 대비 23.9%와 12.8% 줄었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판매 하락이 본격화했는데 이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달리 인도 생산과 판매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 1·2공장 생산능력은 각 30만 대씩 총 60만 대 규모인데 2014년(61만0650대) 이후 꾸준히 가동률 100%를 넘고 있다.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64만 대와 66만 대를 넘겼고, 지난해에는 무려 71만3108대를 생산하면서 가동률 109.7%를 기록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도 공장 생산이 조만간 중국 공장 생산 규모를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 기준, 중국 현지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생산량은 총 43만2078대에 머물렀다. 이 뒤를 현대차 인도 공장(35만1837대)이 격차를 8만9723대까지 좁히며 추격했다. 양국 생산 격차는 작년 동기(20만6561대)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2분기만 따지면 중국(19만6767대)과 인도(17만7080대)의 생산량 차이가 2만 대 미만으로 줄었고, 6월에는 아예 현대·기아차의 중국 생산량(5만3415대)을 현대차 인도 생산량(5만8301대)이 앞질렀다.
여기에 기아차까지 가세하면 본격적으로 인도 생산에 힘을 실릴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완공한 인도 공장에서 이달 소형 SUV 셀토스 양산을 시작한다. 올해만 현지에서 5만2000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3년 이내에 애초 공장 설계 기준인 30만 대까지 생산을 안정화한다는 계획이다. 예정대로라면 인도 생산량은 현대차(약 70만 대)와 기아차(30만 대)를 포함해 최대 11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210만 대 생산규모의 현대·기아차 중국 공장 가동률이 절반을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인도 공장(110만 대)이 가동률 100%를 넘기게 되면 최대 해외 생산기지 타이틀도 인도가 거머쥘 가능성이 커졌다.
구자영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지난달 상반기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시장과 관련해 “무분별한 판촉 강화와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한 무리한 판매 목표 달성보다는 중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판매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