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1200원에 바싹 다가서며 2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120원에 근접하며 2년9개월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전일대비 상승폭은 3년2개월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역외환율부터 급등했던데다, 일본이 끝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단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1%대 전후로 급락했고 코스피도 연초 이래 처음으로 20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매도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대외 악재가 겹치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외환당국의 개입도 많았다고 전했다. 위안화 7위안, 원화 1200원 돌파 시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외환당국의 개입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1196.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91.6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었다. 장중 변동폭은 6.4원이었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38.03원 급등한 1118.95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1월9일 1123.71원 이후 최고치다. 전일대비 오름폭 역시 2016년 6월24일 53.75원 급등 이래 가장 컸다.
역외환율은 이틀째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95.2/1195.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7.9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로 역외부터 올랐다. 이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슈도 있었다. 1190원대 중반에서는 개입경계감도 있었다. 장막판엔 대내외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올랐다. 주가가 많이 무너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역외에서 오르고 장중 개입에 하락하는 패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원·달러가 크게 오르지는 못할 것 같다. 다만 내주초엔 1200원을 돌파해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중국 관세부과와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배제 영향이 컸다. 위안화 환율도 약했다. 다만 상단에선 네고물량이 나왔고 외환당국의 관리도 계속됐다”며 “시장에서는 7위안과 1200원 시도가 계속될 것 같다. 다만 당국 경계감도 있고 트럼프의 환율 언급도 있어 원·달러가 1200원을 넘어서기엔 부담스러워 보인다. 혹시 1200원을 돌파하더라도 장중 터치하는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달러·엔은 1.18엔(1.09%) 급락한 106.98엔을, 유로·달러는 0.0026달러(0.24%) 오른 1.1083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517위안(0.74%) 상승한 6.9585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9.21포인트(0.95%) 떨어진 1998.13을 기록했다. 이는 1월3일 1993.7 이후 7개월만에 최저치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3963억17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