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미국 주택 구입 36% 급감…무역전쟁에 중국인 큰손 사라졌다

입력 2019-07-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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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주택 구입 56%나 줄어…글로벌 경기둔화·반이민 정서 등 복합적으로 작용

▲외국인의 미국 주택 구입 총액 추이. 단위 10억 달러. 2019년(올해 3월까지 1년간 기준) 779억 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외국인의 미국 주택 구입 총액 추이. 단위 10억 달러. 2019년(올해 3월까지 1년간 기준) 779억 달러.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무역 전쟁 와중에 중국인 투자자들이 후퇴하면서 외국인의 미국 주택 구입이 급격히 줄고 있다.

외국인들이 올해 3월까지 1년간 미국 주택을 구입한 금액이 총 779억 달러(약 92조 원)로 전년보다 36% 급감했다고 17일(현지시간) CNBC방송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구입 건수도 총 18만3100건으로, 전년의 26만6800건에서 크게 줄었다.

외국인 주택 구입 중간 가격은 28만600달러로 미국 기존주택 매입 중간 가격 25만9600달러를 웃돌았지만 전년도의 29만400달러에서 하락했다.

중국인은 7년 연속 외국인 주택 매입자 중 1위를 차지했으나 금액은 134억 달러로 전년보다 56%나 줄었다. 감소폭은 가장 컸다.

캐나다인이 80억 달러, 인도인이 69억 달러로 각각 2, 3위에 올랐다. 영국인(38억 달러)과 멕시코인(23억 달러)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는 가운데 중국과의 무역 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발언, 달러화 강세 등으로 인해 미국이 지난 1년간 외국인들이 투자하기에 덜 우호적인 곳이 됐다고 설명했다.

로런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경제성장 둔화, 중국의 자본통제 강화, 강달러와 주택 재고 감소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그러나 매입 감소폭은 매우 충격적인 것이다. 이는 미국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이 덜 매력적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중국인 큰손의 해외 부동산 매입이 절정에 달했던 2017년에 6.9%에 달했으나 올해 상반기는 6.3%에 그쳤다. 중국 정부는 2년 전부터 자본유출을 막고자 해외 부동산 매입을 단속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으로 안 좋은 분위기도 중국인 큰손들이 미국에서 물러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캘리포니아주 부동산 중개인들은 중국인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캘리포니아 남부는 중국인 부모들이 자녀를 유학보내기 위해 특히 선호하는 지역이었다.

중국 해외 부동산 전문 정보업체 쥐와이닷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의 문의는 전년 동기 대비 27.5% 줄었다.

쥐와이닷컴의 캐리 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이를 ‘트럼프 충격’으로 부른다”며 “반중국적인 정치 발언과 비자 발급 강화, 관세 등이 결합해 미국 부동산 수요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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