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이 11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올해 1월 1조 7000억 원대 면세점 매출을 올린 데 이어 3월과 5월 월 매출 2조 원 돌파를 기록하며 고공행진한 결과다. 다만 이 같은 호황은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한 것인 만큼 면세점 업계에서는 개별 관광객 유치를 하반기 과제로 삼아 매출 불확실성을 걷어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면세점협회는 지난달 면세점 매출이 전월(2조 861억 원)보다 6.4% 줄어든 1조 9571억 원을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매출보다 20.2% 늘어난 11조 654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올해 1월 1조 7116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매월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3월에는 매출 2조 1656억 원을 달성해 사상 처음으로 국내 면세점 월 매출 2조 원 시대를 열었다. 4월에는 월 매출 2조 원 시대는 깨졌지만, 매출 1조 9947억 원을 기록해, 그 당시 기준 두 번째로 높은 월 매출을 올렸다. 이후 5월 매출은 2조 861억 원으로 월 매출 2조 시대에 재진입했다.
특히 6월 매출은 5월 말 문을 연 입국장 면세점 매출이 합계된 결과다. 6월 내국인 매출액은 3559억 원으로 역대 최고지만, 내국인 수는 251만 8148명으로 올해 1월과 비교하면 2.3% 줄었다. 객단가 역시 14만 원으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국인 숫자와 매출이 5월 대비 6월 늘어난 것은 맞다.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서며 나타난 변화로 보인다"면서도 "매출액이나 내국인 수 변화가 미미한 수준이라 입국장 면세점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매출의 80%는 외국인 관광객이다. 이 중 중국인 보따리상 매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보따리상의 불법 구매 대행을 규제하는 중국의 전자상거래법이 애초 1월 시행 예정이었으나 미뤄지면서 보따리상에 대한 중국 정부의 실질적인 규제는 없다. 이에 보따리상에 의존한 면세점 매출은 지속해서 높아지며 면세점 실적은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규제가 현실화되면 면세점 매출이 지금처럼 호황을 이어나가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면세점 업계의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 매출은 중국의 전자상거래법 시행 등 외부 변수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현재 매출이나 전체적인 손익 면에서 호황이긴 하지만, 보따리상에 의존한 기형적인 구조기 때문에 하반기 과제는 보따리상에 의존한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면세점 업계가 지속해서 사상 최대 실적 기록한 것은 산업을 활성화하고, 외화벌이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면세점 업계는 보따리상 의존도를 줄이고 일반 관광객 소비를 늘리기 위해 하반기에도 프모로션 진행, 콘텐츠 확대, 할인 혜택 등 개별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