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는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초청 오찬에서 “가난과 홀대 속에서도 전통과 민족혼을 지킨다는 사명을 짊어지고, 누군가는 반드시 지켜야 했던 문화재들을 지키고 이어온 인간문화재 여러분들을 존경한다”며 이 같은 사례를 언급했다.
김 여사는 “여기 계시는 여러분들은 인간문화재라는 빛나는 자리에 앉으시기까지 남모르는 고난의 길을 걸어온 서로의 처지를 가장 잘 아는 동지이실 것 같다”며 “쌀독이 텅 비었는데 밥이 안 되는 작품에만 매달린 여러분의 뒤에서 희생과 헌신을 묵묵히 감내하셨을 배우자와 자녀분들, 가족분들에게도 위로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을 모신 영빈관 로비에 진열된 귀한 작품들을 봤다”며 “무더운 여름에 대청마루에 거는 발, 한 장에 얼마나 많은 손길이 가는지 알고 있다. 소리꾼이 소리를 얻는 득음은 세상에서 가장 긴 오르막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분야나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그 긴 오르막에 끝까지 올라간 집념을 오직 그 한 가지에 쏟아온 열정을 배운다”며 “한 올 한 올 한 땀 한 땀 기울인 정성은 그 누구라도 배워야 하는 장인정신”이라고 소감을 나타냈다.
김 여사는 “케이팝(K-pop)이나 케이드라마(K-drama)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으며 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인 나라, 한국의 문을 두드리게 하고 있다”며 “오랜 세월을 이어온 찬란한 우리 문화도 함께 주목받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여사는 “여기에 계신 인간문화재 여러분들이 누구의 눈길도 닿지 않는 자리에서 홀로 피워온 꽃들을 이제 온 세상이 알아보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의 것이라고, 이것이 한국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한 자부심을 지켜 주셔서 고맙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날 오찬에는 박종군 국가무형문화재기능협회 이사장(장도장), 김해자(누비장), 송순섭(판소리), 안숙선(가야금산조 및 병창), 차부회(은율탈춤), 이기전(종묘제례), 계호스님(진관사 수륙재), 이재춘(안동차전놀이), 구혜자(침선장), 한복려(조선왕조궁중음식), 황을순(황수로, 채화) 등 다방면의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