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겨울과 뜨거운 여름이 공존하는 우리나라는 주행 여건이 혹독하다.
타이어 역시 원칙적으로 계절에 맞는 타이어를 때맞춰 바꿔야 한다. 자동차 성능의 대부분을 파워트레인이 결정하지만 극단적 상황에서는 타이어의 성능이 당신의 운명을 가를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겪는 자동차 타이어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보자
여름철 뜨거운 지열 탓에 후끈 달아오른 타이어는 엄청난 회전을 반복하면서 타이어 안팎의 온도가 상승한다. 지면과 접촉한 타이어는 지면과 떨어지면서 타이어 표면이 물결처럼 일그러진다. 이른바 스탠딩 웨이브(standing wave) 현상이다.
뜨거운 열기 속에서 변형과 복원이 수없이 반복되면서 타이어가 파손되는 것. 이를 막기 위해서 공기압을 팽팽하게 유지해야 한다.
타이어 제조사가 2년 또는 3년 이상 된 재고 타이어를 일괄 폐기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유통기한은 제조일자를 확인하면 된다. 타이어 옆면에 새겨져 있는 ‘DOT 코드’ 네 자리 숫자가 생산일자다.
예컨대 ‘2419’라고 쓰여져 있다면 앞자리 숫자 2개가 생산 주(24번째 주)를 의미하고 뒷자리 숫자 2개는 생산 연도(2019년)다. 지금 당장 당신 차의 타이어가 언제 나왔는지 확인해 보시길.
방탄 자동차도 같은 목적이지만 방탄 타이어 역시 총알을 막기보다 최초의 총격을 막아내고 재빨리 현장을 벗어나는 게 가장 큰 존재 이유다.
흔히 장갑차로 불리는 군용차, 또는 방탄 승용차의 경우 총을 맞아도 일정 속도(보통 시속 70㎞ 안팎)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데 그것도 이런 목적을 지녔다.
그렇다면 고무로 된 타이어가 어떻게 총알을 맞고도 더 달릴 수 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타이어 안에는 공기가 약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30%는 공기가 아닌, 말랑말랑한 고무로 채워져 있다. 총알을 맞았어도 이 고무로 버티면서 일정 속도를 유지한다. “승차감이 엄청나게 떨어진다”고 불평할 수 있지만 총알을 피하는 게 더 중요하다.
런플랫 타이어는 안쪽에 공기가 모두 빠져도 일정 속도를 낼 수 있다. 갑작스런 펑크 탓에 무게중심이 흐트러지고, 이로 인한 2차 사고를 막는 게 목적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타이어는 지면과 맞닿은 면이 트레드, 양옆을 지탱하는 부분을 ‘사이드월’이라고 부른다. 런플랫 타이어는 이 사이드 월이 무척 단단하고 두껍다.
그래서 공기가 모두 빠져나가도 사이드월이 차 무게의 4분의 1을 지탱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꽤 안전하고 신박한 기술이지만 사이드 월이 단단하다 보니 무게가 늘어나고 연비도 나쁘다. 나아가 일반 타이어의 말랑말랑함을 기대할 수 없어 일반 주행 때에도 승차감이 꽤 떨어진다.
◇그럼 울퉁불퉁 산악용 타이어가 좋겠군요? = 노면 상황에 따라 다르다. 네바퀴굴림 SUV용 타이어는 일반 승용차 타이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거친 노면에서 효과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로 바꿔 장착했다면 온로드에서는 주의 운전해야 한다. 오프로드용 타이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노면 상황에 따라 온로드 성향까지 아우른 AT타이어와 극단적인 험로 주행을 위한 MT 타이어다.
MT 타이어는 지면과 맞닿는 면이 울퉁불퉁해 한눈에도 과격하게 보인다.
진흙길에서는 울퉁불퉁 트레드 사이까지 진흙이 스며들면서 그 자체가 접지면적이 된다. 진흙과 맞닿은 면적을 모두 펼쳐놓는다면 엄청난 면적으로 늘어난다. 접지력은 접지면적과 비례하므로 맞닿는 면적이 늘어나니 험로와 진흙길에서 접지력이 크게 향상된다. 반면 온로드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실제 노면과 맞닿는 면적은 의외로 좁다. 접지면적이 적으니 접지력도 그만큼 떨어져 온로드에서는 미끄러지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