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내년까지 인공지능을 활용해 부동산 담보 대출 평가 기법을 개발한다. 담보물건 평가 시 숫자로 이뤄진 정형 데이터뿐만 아니라 입점 상가, 유동 인구수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종합해서 대안 평가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알짜 배기 건물을 발굴해 제값을 매기고, 담보 대출 리스크관리뿐만 아니라 담보대출 한도 설정에도 반영할 수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인공지능 전문기업 와이즈넛과 함께 2020년까지 인공지능 기반의 부동산담보 대출 솔루션 개발을 진행한다. 토지·부동산 등의 감정평가 시 현재는 국세청 기준시가, 전문감정기관 평가금액, 한국감정원 시세중간가,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 일반거래 중 한 가지를 적용한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으로 비정형 데이터를 분석해 담보물건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는 툴을 개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 과제인 ‘인공지능 융합 선도 프로젝트’ 참여기관으로 선정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업 간 맺는 업무협약(MOU)과 달리 정부 과제 참여는 기술 개발과 동시에 정부 검증도 이뤄지기 때문에 상품화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AI 랩이 보유한 인공지능 기술과 와이즈넛의 비정형 데이터 분석 기술이 만난다. 두 회사는 먼저 활용할 수 있는 비정형 데이터가 무엇인지 파악해 정교한 부동산 담보물 평가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조기 상환율 등을 파악해 리스크 관리에 활용하고, 인공지능 기반 부동산 대출 상품 개발, 부동산 플랫폼 쏠 랜드(SOL Land)에 탑재해 추천 알고리즘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신한은행과 와이즈넛은 기술 개발을 통해 일원화된 담보 가치 선정 틀을 바꾸겠다는 포부다.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저평가됐던 담보물이 높은 감정가가 책정된다면 2금융권을 끼지 않더라도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긍정적 효과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 신용대출 시 금융 데이터뿐 아니라 개인의 SNS 활동 내역 등 비금융 데이터까지 활용하면 2금융권에서 높은 금리로 대출받던 4~6등급 중신용자도 은행에서 보다 낮은 금리로 거래할 수 있는 방식과 비슷한 구조다.
정부의 규제 강화로 부동산 대출이 주춤한 가운데 부동산담보 대출의 질적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5월 기준 부동산·임대업 대출 실적은 19조4000억 원으로 KEB하나은행(23조3674억 원), 국민은행(23조2000억 원), 우리은행(22조7000억 원) 중 가장 적다.